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5일(한국시간) “페르난데스가 보트사고로 사망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해안경비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이애미 해변에서 보트가 방파제에 충돌해 페르난데스를 포함해 총 3명이 사망했고, 음주나 약물이 아닌 단순 과속으로 인한 사고인 것으로 판명됐다.
페르난데스는 한국인들에게 류현진 경쟁 상대로 기억되는 투수다.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13년 12승6패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며 당시 류현진과 함께 후보로 올라있던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자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잠시 공백기가 있었지만, 복귀한 뒤 탄탄대로를 이어가고 있었다. 올 시즌은 16승8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 중이었다.
기구한 사연 속 안타까움은 더해지고 있다. 쿠바 출신의 페르난데스는 약 4번의 시도 끝에 자국을 탈출했다. 당시 물에 빠진 어머니를 구한 뒤 수영해 미국땅을 밟게 됐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이후 미국에서 처음 접한 야구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페르난데스는 명예의 전당을 향해 탄탄대로를 걸어오고 있었다. 사망 며칠 전 SNS를 통해서 직접 여자친구의 임신사실을 밝히며 아버지가 될 준비를 시작하기도 했다.
마이애미 구단은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26일 페르난데스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는 취소됐다. 마이애미의 모든 선수들과 코치진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은 눈물바다가 됐다. 매팅리 감독은 “페르난데스는 항상 어린 소년 같았다.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시간은 즐거웠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은 그렇다”라고 힘겹게 말을 마쳤다.
추모 열기는 번져나가고 있다. 26일 대부분의 경기장에서는 페르난데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퇴 투어를 다니고 있는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는 자신의 행사 대신 페르난데스를 추모해 달라며 먼저 요청했고, 결국 묵념의 시간에 눈물을 흘렸다. 쿠바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는 더그아웃에 페르난데스의 유니폼을 걸어놨고,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페르난데스의 등번호 16번을 모자에 적고 경기에 나섰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