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형(28·SK)이 다가올 2016-2017 프로농구 시즌을 앞두고 살짝 자신의 욕심을 드러냈다. 바로 도움왕이다. 그동안 정통 포인트가드라기보다는 공격적인 농구를 즐겼던 그였지만 대표팀 경험을 통해 어시스트를 올리는 재미를 터득했기 때문이다.
사실 김선형은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8일 끝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챌린지를 마치고 곧바로 소속팀 SK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날아오는 등 쉴 틈이 없었다. 미국 입국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의 적성국인 이란에서 대회를 치르고 곧바로 LA 공항으로 넘어오면서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려 7시간이나 공항에 붙잡혀 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김선형은 20일 치른 첫 연습경기에서 20분을 뛰면서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선보여 문경은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했다. 다음은 어바인에서 만난 김선형과의 일문일답.
-몸상태는 어떤가?
“나쁘지 않다. 이동시간도 길었고 경기도 많이 뛰어 체력적으로는 힘들다(김선형은 발등에 약간의 부상이 있어 21일과 22일 연습경기는 뛰지 않는다).”
-양동근이 빠진 대표팀에서 주전 가드 역할을 잘했는데
“주전 됐다거나 플레잉 타임이 늘어났다는 것과는 구관하다. 다만 농구스타일이 공격이 1옵션이었지만 지금은 순간적으로 내 공격뿐 아니라 슈터들의 찬스나 2대2하는 골밑 선수까지 세가지를 다 보면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게 달라졌다. 양동근, 김시래, 허훈 등 다른 가드들의 경기를 눈여겨보다보니 이타적인 마인드와 양쪽 다 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 그 부분이 가장 많이 좋아졌다.”
-이제 SK의 주장까지 맡아 책임감이 커졌다.
“위에 형들도 있는데 감독님이 주장을 맡기셨다. 포인트가드로서 팀을 코트 안팎에서 잘 이끌라는 뜻이 가장 큰 듯하다. 경기 내용도 생각도 많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잘 시켜주신 것 같다.”
-몇 년째 국가대표와 리그까지 너무 안 쉬고 쭉 오고 있다.
“김주성 양동근이 형도 다 10년씩 안 쉬고 했다. 나만 힘들다고 핑계댈 수 없다. 당연히 그런 부분까지도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일수록 몸관리 잘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내년이면 서른이다. 언제까지 엄청난 스피드로 뛰어다닐 수 없다. 확실히 몸관리 많이 생각하고 있다.”
-다가올 시즌은 어떤 각오로 준비하고 있나
“올해가 좀 더 남다르다. 주장 타이틀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 했던 마인드와 다르게 팀에 대해 더 생각을 많이 하는 시즌이다. 대표팀에서 했던 플레이를 우리 팀에서도 할 생각이다. 그래서 좀 더 기대도 된다. 일단 목표는 6강 진출이다.”
-아직 개인타이틀은 없는데
“어시스트가 늘어나니 재미있더라. 예전에 워낙 공격성향이 강했다면 이제는 많이 넣는 것보다 넣더라도 공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실속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한 듯하다. 대표팀에서도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려고 하니까 공격할 때도 실속도 더 생기는 것 같다. 어시스트 타이틀 욕심이 있다.”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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