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자 박태환의 은퇴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었다. 하지만 박태환이 직접 선수활동 지속의사를 밝혀 눈길을 끈다. 박태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100m 예선을 마친 뒤 “이런 모습으로 끝내길 원하지 않는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나서 웃으며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박태환은 4년 뒤 열릴 도쿄 올림픽에도 도전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4년 뒤도 멀어 보이지만 금방 올 것 같다. 도쿄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매 시즌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리우는 박태환의 네 번째 올림픽 무대다. 그의 첫 올림픽 도전의 기억은 이번 리우 만큼이나 씁쓸했다. 2004년 고교생의 신분으로 올림픽에 나선 그는 부정출발로 실격당한 뒤 코치에게 혼날까봐 화장실에 몰래 숨어 있던 소년이었다. 하지만 그 충격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게 만들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실격파동을 겪은 끝에도 2개의 은메달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2014년 갑작스런 약물파동으로 추락했고 이로 인해 리우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4년 뒤 그가 다시 세계 정상의 기량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일부에서는 과욕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박태환의 도전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사실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일본과 중국이 꾸준히 세계적인 수영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한국 수영은 아직 세계수준과 거리가 멀다. 이런 가운데 박태환이 선수로 남아 후배들과 경쟁하며 이들을 이끌어 준다면 한국 수영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박태환이 자신 뿐이 아닌 한국 수영 전체를 생각하는 넓은 시야와 자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런 면에서 박태환이 “도쿄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단에도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분이 바란다면 좋은 모습으로 채워드리고 싶다”고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한편 박태환은 이번 리우 대회에서 13일 열리는 자유형 1500m 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불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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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우=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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