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43)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사령탑에 취임한다. 그가 몸담았던 FC서울은 후임으로 황선홍(48) 감독과 2년6개월 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국 축구판을 흔든 센세이션이다. 두 감독 모두 한국 축구의 지도자 미래를 이끌어가는 40대 감독 선두 주자였기에 이들의 이별과 만남의 충격이 컸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스포츠월드와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최 감독은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것은 실력과 별개의 문제”라며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항상 느껴왔다. 새로운 도전 앞에 큰 물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축구팬 사이에서 ‘솔직히 돈을 보고 이적하는 것이 아니냐’ ‘중국은 큰 물이고, 한국은 작은 물이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스포츠월드는 최 감독과의 단독 인터뷰와 FC서울 고위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최용수 감독, 정말 연봉 35억원 때문일까> <‘큰 물’ 발언의 담긴 의미심장함>으로 나눠 짚어봤다.
▲실력이 부족한데 큰 물로 간다
최 감독은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큰 물로 나가고 싶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축구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중국행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중국 슈퍼리그는 이미 탈아시아권 수준이다. 짱쑤만 하더라도 지난해 최 감독에게 입단 제의를 했을 때 그 장쑤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최대 가전 유통기업 쑤닝그룹이 약 940억원을 들여 구단을 매입했다. 매출 50조가 넘는 거대 기업 쑤닝의 등장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던 축구 굴기의 연장선상이었다. 이후 외국인 선수에만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광저우 헝다. 상하이 상강 등 슈퍼리그 구단의 양적 규모는 K리그 클래식을 훌쩍 뛰어 넘었다.
또 하나는 바로 리그 구성원의 면모이다. 올 시즌 초반 리그를 시작할 때 만해도 사령탑 별들의 전쟁이었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광저우 헝다 감독은 2004년 포르투갈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19세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A매치에 데뷔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유로 2004에서 포르투갈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브라질 대표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스벤 외란 에릭손 상하이 상강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감독이다. 그레고리오 만사노 상하이 선화 감독은 마요르카 시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 감독상을 수상한 명장이다. 지금은 경질된 상태지만 알베르토 카케로니 감독, 마누 메네제스 산둥 루넝 감독도 슈퍼리그에 몸담았다.
최 감독은 상상 속에서 그려온 세계적인 명장들과의 맞대결이 현실 앞으로 다가오자 입단 제의를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2013년 ACL 결승전에서 만난 광저우 헝다의 마르첼로 리피 전 감독과의 맞대결을 두고두고 회상했던 최 감독이다. 그만큼 지도자로서의 성공 욕심이 크다는 뜻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면모도 대단하다. 장쑤만 하더라도 테세이라와 하미레스 등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제르비뉴, 라베치, 스테판 음비아(이상 허베이), 알랑 카르발류, 히카르두 굴라트, 파울리뉴, 잭슨 마르티네스(이상 광저우 헝다)를 포함해 현재 코파아메리카에 출전 중인 브라질 대표팀 수비수 지우(산둥 루넝), 헤나투 아우구스투(베이징 궈안) 등이 포진해 있다. 최 감독이 큰 물이라고 표현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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