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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박찬욱 감독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와 비교하지 말 것”

입력 : 2016-06-07 18:44:51 수정 : 2016-06-15 13: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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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아가씨’는 영국의 작가 세라 워터스의 3번째 작품 ‘핑거스미스(Fingersmith)’를 원작으로 삼았다. ‘핑거스미스’는 소매치기를 뜻하는 19세기 영국의 속어. 탄탄한 반전 스토리와 함께 ‘핑거스미스’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 장편 소설로 유명하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를 통해 동성애 코드를 과감하게 선보였다. ‘아가씨’ 개봉 다음날인 지난 2일 박찬욱 감독을 찾았다. 


▲개봉 첫날 28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맞았다. 투자자에게 면이 섰겠다.

“아직 모르겠다.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손익분기점을 넘을 때까지는 불안하다.”

▲영화 실시간검색에 올라온 여러 의견들을 중에 원작의 아름다움을 훼손했다는 의견도 있다.

“동성애 정사 장면이 과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오히려 아름다움을 배가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원작을 2010년 말에 처음 읽었다. 이후로 읽지 않아서 기억이 안 나지만 거기에 묘사된 것보다 더 아름다고 두 주인공 사이의 친밀감이 더 느껴지도록 찍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아름답고 우아하게 찍으려고 했으니까 더 발전하지 않았을까.”

▲박감독에 대한 ‘호불호’ 중에 거만하다는 평이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게 취재를 해보면 어떨까. 진실이 들어나지 않을까. 아마도 그런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은 만나보고 느낀 것이 아닐 것이고 막연한 이미지 일 것이다. 그건 아마도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상업적인 영화인데 예술성을 담보해서 그럴수도 있다. 그건 편견이다.”

▲BBC-TV 드라마 ‘핑거스미스’에는 동성애 정사장면이 별로 안나왔다.

“TV니까 정사장면이 자세하지 않았다. 그걸 보면서 ‘대충 넘어가면 안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적으로 고양되도록 찍어야 할텐데 TV의 한계 때문일 것이다. ‘아가씨’를 보는 관객은 소설을 봐도 안 봐도 좋고, TV를 봐도 좋고, 둘 다 안 봐도 좋다.

왜냐하면 둘 다 안 본 관객이라면 반전의 충격을 모르니까 좋을 것이고 소설이나 TV를 보고 온 관객은 새로운 재미를 찾을 것이다. 다만 비교를 하거나 우열을 가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의 가치 추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가씨’의 미장센에 대해 칭찬이 많다. 주안점으로 둔 부분이 따로 있나?

“화면을 예쁘게 꾸미고 멋있게 장식하고 그런 의미에서 미장센은 저와 거리가 멀다. 제가 계속 노력하는 것은 어떤 감정, 이야기, 성격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미장센이다. 어떨 때는 뭔가 추한 것이라도 추한 것을 필요하면 그렇게 해야 하고 징그러운 것도 표현해야 한다. 그 노력을 나름 충실하게 했다. 그런 면에서는 코우즈키(조진웅)가 주연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공간은 코우즈키가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코우즈키는 식민지시대 일제 강점기에 치부한 사람이고 일본에 빌붙어서 돈을 모으고 변태적인 취향의 수집가다. 그렇게 삐뚤어진 사람의 취향과 생각이 반영된 집이다.”


▲영화 소품 중에 방울이 기억에 남는다.

“히데꼬(김민희)가 도착했을 때 길들이기 위해서 이모부가 손등을 후려치는 것은 문진인데 생김새가 나중에 등장하는 방울, 면령(緬鈴)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생겼다.

문진은 히데꼬를 학대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이런 물건이 마지막에 아무런 공포도 없는 억압도 없는 상태에서 정말 순수한 쾌락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전복(顚覆 뒤집어 엎음)적인 쾌감적인 쾌감을 준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장면에서 배우에게 키득키득 웃으면서 애들이 노는 것 같은 분위기로 연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마지막 동성애 정사신은 사족 아닌가.

“그렇지 않다. 굳이 보너스라고 하면 그전 장면, 히데코와 숙희(김태리)는 손도 댈 것 없이. 자기들끼리 죽고 죽이는 장면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다.

오히려 마지막 정사 장면은 처음에 생각했던 가장 중요 부분이었다. 이 영화를 각색할 때 부터 맘 먹었다. 두 여자가 아주 순수한 쾌락을 추구하면서 행복하게 끝나게 해주고 싶다. 특히 히데꼬에게 그런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극중 배경, 촬영장소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해외로케이션은 일본 쿠아나시 나고야 미에현 근처다. 서양 저택 건물은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들었다. 저택 정원은 소록도에서 찍었고 벚나무도 CG다. 뒷동산은 평창에서 찍었다. 저는 절경을 찾아서 찍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관객이 ‘아가씨’를 눈여겨 볼만한 재미있게 볼 팁이 있다면

“우선 배우 하정우의 유머센스다. 아주 과장하고 엎어지고 그러는 것이 아닌데 작은 걸 가지고 웃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다. 미술로 보면 서재 세트다. 그동안 만들어본 세트 중 가장 뛰어나고 만족스럽다,

음악도 얘기 하고 싶다. 저와 ‘공동경비구역JSA’부터 계속해온 음악감독과 같이 했다. 그도 늘고 나도 늘었다. 이번 영화에 우수하고 연주도 베를린에서 뛰어난 오케스트라와 했다. 녹음 엔지니어도 최고였다. 작곡에서 연주와 믹싱까지 만족스러웠다.”

stara9@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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