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암 투병을 끝내고 돌아온 우완 불펜투수 원종현(29)이다. 지난해 1월 말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기간 중 몸에 이상을 느낀 원종현은 귀국해 검진을 받은 결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대에 오른 원종현은 재활에 매진하느라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지난 가을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최근 2군 무대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5월31일 마산 두산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원종현은 대장암 판정을 받기 전 모습 그대로였다. 원종현은 두산이 자랑하는 상위타순인 오재원, 민병헌, 오재일을 상대로 최고 152㎞까지 찍힌 날카로운 직구로 모두 삼진 처리했다. 당시 원종현의 모습은 팬들에게 성적 이상의 감동을 안겨줬다. 주변 동료들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복귀 약속을 지켜 줘서 고맙다”고 했다.
5월말까지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47로 1위다. NC는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유일한 팀이다. 원종현의 성공적인 합류로 가뜩이나 강한 불펜이 더 탄탄해 졌다는 평가다. 특히, NC 불펜에는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유형의 투수가 적은 상황이다. 그래서 원종현의 복귀가 더 반갑다. 1일 두산전을 앞두고 원종현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다시 돌아온 소감은.
“팬들의 응원과 함성 속에 마운드에 올라 던지니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복귀전 결과가 좋아서 만족한다. 초구를 던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구속도 잘 나오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주변사람들이 내일처럼 기뻐했는데.
“끝나고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답장을 일일이 다해주느라 잠을 늦게 잤다. 경기 후 미팅을 마치고 주장 이종욱이 선수들을 모아서 저에게 박수를 쳐줬는데 그 순간 마음이 뭉클했다.”
-힘든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나.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다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꾹 참았던 것 같다.”
-건강하게 돌아왔지만, 아직 살이 4kg 정도 빠져 보인다.
“수술하고 살이 많이 빠졌다가 다시 찌긴 했다.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빠졌다. 사실 살이 찌는 게 쉽지 않다. 잘 찌지 않는 체질이다. 그간 많이 먹어서 몸무게를 유지하는 스타일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먹지 못한다. 그게 좀 힘들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보충해야 할 것 같다.”
-원종현이 가세한 NC 불펜진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따라가면서 팀에 잘 적응해야 한다.”
-보완점이 있다면.
“왼쪽 타자를 상대로 몸 쪽 커터를 던져보려고 했는데, 잘못 던졌다. 앞으로 비중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그동안 왼손타자 상대 타율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나는 대로 커터를 준비했다. 감각을 익히기 위해 경기 때 계속 던져봐야 한다.”
-향후 목표는.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최선을 다해 던지고 싶다. 마운드에 서면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이겨야 한다.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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