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의 홈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6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을 기록, 포효했다. 그 중 1안타가 바로 7-7로 맞서던 연장 11회말 터진 끝내기 안타였다. 짜릿했다.
이날 삼성과 SK는 혈전을 벌였다. 치고받는 승부 속에 6-6 동점으로 연장에 돌입했고 삼성은 11회초 심창민의 보크로 실점, 6-7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돌아온 11회말 구자욱이 해결사로 나서 안방의 영웅이 됐다.
선두타자 성의준의 볼넷 후 이지영의 우중간 펜스 직격 1타점 2루타로 극적인 7-7 동점을 만든 삼성은 김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역전찬스를 맞이했다. SK는 배영섭을 스트레이트볼넷, 박해민마저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썼고,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그리고 9번째 투수 전유수의 2구 몸쪽공을 잡아당겼고. 빗맞은 타구는 1루 베이스를 살짝 넘어 파울라인 안으로 떨어졌다. 시즌 8, 통산 954, 개인 2번째 끝내기 안타의 순간 구자욱은 두 주먹을 불끈쥐었고 ‘라팍’을 가득메운 홈팬들은 “구자욱!”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만루작전, 구자욱으로서는 부담이 있었다. 연장까지 오는 과정에서 SK는 두 차례나 최형우를 거르면서 이승엽과 상대하는 등 잇단 만루작전으로 삼성의 추격과 역전을 봉쇄해온 탓이다. 힘들게 막고 버텨내면서 연장 11회말 동점을 만든 상황, 구자욱으로서는 결코 찬스를 놓칠 수 없었다.
구자욱은 2014시즌 박해민에 이어 2015시즌 삼성의 히트상품이다. 잘생긴 외모와 함께 타율 0.349에 11홈런 57타점을 기록, 신인왕까지 수상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분명 불안요소도 있었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신예선수, 이듬해 부진할 수 있다는 이른바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였다. 류중일 감독조차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기우로 보인다. 타율 0.328(116타수 38안타) 2홈런 17타점으로 순항 중이다. 덧붙여 이날 혈전은 라팍 공식개장 후 처음 치러진 연장전이었다. 첫 라팍 연장에서 끝내기승리의 주인공이 된 구자욱은 역시 스타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구자욱은 “최근 타격감이 좀 안좋아 찬스를 많이 살리지 못했는데, 중요한 승리를 따내는 안타를 쳐 조금은 팀에 미안함을 덜었다”며 “어버이날 부모님께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좋다”고 승리세리머니로 물에 흠뻑 젖은 채 환하게 웃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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