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토털축구’의 창시자로 꼽히는 요한 크루이프는 지난 24일(한국시간) 폐암 투병 생활 끝에 영면했다. 향년 68세. 이 소식을 접한 전 세계 축구팬이 추모했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25일 “오는 2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치르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평가전에서 크루이프를 추모하기 위해 전반 14분 경기를 잠시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14분은 요한 크루이프의 현역시절 등번호를 뜻한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측은 킥오프 직전에는 벨기에 테러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했다.
요한 크루이프는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네달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세계 축구계를 흔든 슈퍼스타다. 아약스, 페예노르트(이상 네덜란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에서 활약하면서 3차례나 발롱도르(1971년·1973년·1974년)를 차지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1988~1996년까지 바르셀로나 사령탑을 맡아 1992년 FC바르셀로나를 창단 첫 유러피언컵 우승으로 이끄는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지도자 은퇴 이후 FC바르셀로나 명예회장과 아약스 기술고문으로 활동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한국 레바논전을 마치고 “(요한 크루이프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고 매우 놀랍다. 폐암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충격적인 뉴스”라고 심경을 전하면서 “크루이프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이 있다. 아약스 시설부터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안타깝고 축구에서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레알 마드리드 1년차 때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크루이프와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며 “당시 맞대결에서 우리가 3-2로 승리했다. 위대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승리라 기뻤다. 특히 내가 1골·1도움을 올려서 더더욱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과거 엘클라시코의 기억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브라질의 축구 전설 펠레는 “위대한 분을 잃었다.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감독이었고, 축구계에 중요한 전통을 남겼다”고 추모했고,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 역시 “당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슬퍼했다. 요한 크루이프와 동시대에 활약한 미셸 플라티니(프랑스)는 “친구를 잃었고, 세계는 위대한 사람을 잃었다”며 “역사상 최고의 선수는 크루이프였다”고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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