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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자찬한 NHN엔터는 '빛 좋은 개살구'?

입력 : 2016-02-19 16:48:50 수정 : 2016-02-21 18: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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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길 기자] 최초로 분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한 NHN엔터테인먼트가 주력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회사 측이 국내외 시장에서 흥행작으로 꼽은 ‘라인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푸니푸니’, ‘프렌즈팝’ 등은 모두 외부 IP(지적재산권)를 가공하는 형태다. 디즈니와 카카오 등 원저작자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지출되는 액수도 비례하게 돼, 실제 영업이익으로 반영되는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 NHN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2015년 실적을 보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3.6% 증가한 2178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에서 분사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00억 원을 넘겼다. 영업손실은 전 분기(226억 원)보다 줄어든 97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손실액을 129억 원 가량 줄인 것은 그나마 의미있는 대목이다.

 모바일 게임 영역에서는 ‘라인디즈니 츠무츠무’가 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고, ‘요괴워치 푸니푸니’와 ‘프렌즈팝’이 각각 일본, 한국에서 크게 성공해 전 분기 대비 31% 증가한 687억 원의 매출을 냈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모바일 게임 매출의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라며 “자체 개발한 퍼즐 게임의 연이은 성공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고 자평했다.


 실적을 견인한 3종의 게임은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직접 개발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 같은 마켓 플랫폼을 포함해 카카오와 라인 등 서비스 집산지에 지불되는 수수료를 빼면 수익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드는 구조다. 여기에 IP를 소유한 쪽으로 나머지 일부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정작 손에 넣는 돈은 전체 매출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확연하게 감소한다.

 저작권자와 계약 내용에 따라 배분 수치가 다르긴하나, 업계에서는 유력 IP인 만큼 상당한 액수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으로 생겨난 수익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페이코)의 마케팅 비용을 상쇄해 회사 전체의 영업손실을 97억 원으로 줄이는데 일조했으나, 만회 폭을 크게 늘리지는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박리다매이긴 하나 그것이라도 있으니 수익이 생긴 것”이라며 “영업 손실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또한 2015년 한해를 통틀어 평가하라도 회사에서 주장하는 자화자찬에는 무리가 따른다. 2014년(1853억 원)과 비교해 2015년 모바일 게임 매출은 15.8% 늘어난 2146억 원이었다. ‘라인디즈니 츠무츠무’와 ‘요괴워치 푸니푸니’, ‘프렌즈팝’이 매출 신장을 주도했는데도, 증가폭은 이들 게임이 이뤄낸 파급력만큼 반영되지 못한 셈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해도 인기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을 비롯해 유력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등 외부 IP를 도입한 작품을 여럿 선보일 예정이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앵그리버드’와 ‘갓오브하이스쿨’ 등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 출시는 물론,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 게임 분야의 낮은 영업이익 실태 이면에는 게임 콘텐츠에 맞는 IP 발굴 뿐만 아니라 지불되는 비용에 대한 냉철한 고민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유명 IP를 들여와 제작하면 인지도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 면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딜레마다.

 NHN엔터테인먼트 외에, ‘히트’와 ‘피파온라인3’ 등 인기 게임을 내놓은 넥슨도 덩치는 커졌으나 플랫폼 사업자와 개발 주체들에 매출 상당 부분을 넘겨줘야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수익이 적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반해 모바일 게임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자체 소유한 IP를 중심으로 흥행 비중이 높아 수익 개선이 크게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급증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으나, 영업이익 같은 질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반쪽짜리나 마찬가지”라며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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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가 분기 매출로는 최초 2000억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카카오 프렌즈(프렌즈팝)와 요괴워치(요괴워치 푸니푸니), 디즈니(라인디즈니 츠무츠무) 등 외부 유력 IP를 가공하면서 실제 손에 넣는 영업이익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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