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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오.마이.갓! 이런 영화 처음이야… '이웃집에 신이 산다'

입력 : 2015-12-14 17:52:32 수정 : 2015-12-14 18: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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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이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어마무시한 상상력, 독창적인 전개, 유니크한 미쟝센과 감각적인 음악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오! 마이 갓’이란 감탄사를 절로 내뱉게 만들었다. 단언컨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독창적이고 위트 넘치는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거장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신작 ‘이웃집에 신이 산다’가 14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브뤼셀에 사는 고집불통 괴짜 신과 그로부터 세상을 구하려는 딸 에아가 새로운 신약성서를 쓰기 위해 6명의 사도를 찾는다는 독창적인 상상력의 21세기 천지창조 판타지. 브뤼셀에 사는 고집불통 괴짜 신과 열혈 야구광인 신의 아내, 자유분방한 신의 아들 '예수', 성서에서 누구도 거론한 적 없던 반항적인 신의 딸 에아까지 평범함을 거부한 독특한 신의 가족과 개성만점 6명의 사도까지 독창적인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긴다.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유레카’와 같은 영화다. 신이라는 존재, 세상을 만드는 과정, 남은 수명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설정이 굉장히 신선했다.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머릿 속을 직접 들여다 보고 싶을 정도로,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란 생각에 감탄 또 감탄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올해를 마무리한다면 100% 후회할 터. 스토리, 캐릭터, 미쟝센과 음악까지 영화 속 모든 요소들이 완벽해 단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캐릭터들도 굉장히 개성이 넘쳤다. 먼저 ‘불통의 아이콘’ 괴짜 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평소 몸에 화가 많은 듯, 삼선 슬리퍼를 신고 온 몸으로 1분마다 역정을 내는 모습은 보는 내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맞서는 딸 에아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계속해서 돌발행동을 보이며 극의 흐름을 주도했다. 마치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처럼, 괴짜 신과 에아의 행동 하나하나에 웃음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반면 에아와 괴짜 신이 세상으로 내려온 뒤부턴 둘의 관계가 역전된다. 에아는 6명의 사도들을 만나며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지만, 괴짜 신은 계속해서 굴욕적인 행보를 보이며 끝도 없는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 괴짜 신과 에아의 앙숙 관계만 보면, 가히 역대급 케미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 같았다.

뿐만 아니다.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신과 인간’, ‘천지창조’, ‘신약성서’, ‘6명의 사도’ 등 어쩌면 가장 어렵고 고루하게 느껴지는 요소를 위트있게 잘 담아냈다. 영화 초반부 천지를 창조하는 부분에선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줬고, 신이 컴퓨터를 통해 인간세상을 다루는 모습 또한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게다가 6명의 사도를 만나면서 새로운 신약성서를 쓰는 에피소드 또한 계속해서 흥미를 자극했다. 그 과정에서 헨델의 ‘울게 하소서’, 라모의 ‘새들이 부르는 노래’, 퍼셀의 ‘오 고독이여’,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율리우스 푸치크의 ‘검투사의 입장’, 샤를 트레네의 ‘바다’ 등의 음악을 여섯 사도와 연결, 내면의 음악이란 소재를 통해 영화적 감흥을 극대화시켰다.

이와 함께 깨알 같은 코믹 요소들도 영화를 수놓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그중에서도 영화 속 등장하는 보편짜증유발의 법칙은 누구나 공감할 법하다. ‘2117호 필요 추가 수면량은 딱 10분 더’를 시작으로 ‘2129호 욕조에 들어가긱만 하면 전화벨이 울린다’, ‘2125호 빵은 쨈을 바른 면이 꼭 바닥에 떨어진다. 혹은 쨈을 바르고 나면 꼭 빵 겉면이다’, ‘2126호 접시는 꼭 설거지가 끝나면 깨진다’, ‘2218호 마트에서 계산할 때 항상 옆줄이 더 빠르다’, ‘2231호 짜증나는 상황은 꼭 한꺼번에 닥친다’ 등의 내용들은 보는 즉시 폭소를 자아내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엇보다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는 죽음에 대한 호기심부터 삶에 대한 진솔함까지 다각적으로 담아냈다. 덕분에 영화를 본 다음 지난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또 앞으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여유마저 갖게 했다.

독창적인 상상력과 위트로 가득 찬 ‘이웃집에 신이 산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잇는 또 하나의 아트버스터로 기억될 것 같다. 2015 칸영화제 감독 주간 공식 초청작. 2015 시체스 영화제 최우수유럽영화상 수상작.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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