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영 시스템의 체계화가 필요하다=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청소년대회는 격년으로 열려 수없이 대표팀을 조직하고 출전해왔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매 대회때마다 시행착오의 반복이라는 지적. 국내 소집훈련은 물론 오사카 입성 후 훈련 장소 물색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현지에선 결국 섭외를 포기해 선수들은 배정된 경기전 50분 훈련만 소화하곤 모조리 휴식을 취했다. 인력 지원도 미비했다. 동행한 협회 직원은 단 1명. 2명의 전력분석원은 밤을 새며 일했지만 현실적으로 처음 접하는 11개 참가국 전력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조직위 통역 자원봉사자 대학생은 밤늦게 선수들의 빨랫감을 옮기는 일로 하루를 마감했다. 또 이종도 감독은 소집 후 적응이 필요없도록 아시아선수권을 2학년 주축으로 구성해 그 인원을 그대로 이듬해 세계선수권에 내보내자는 의견도 내놨다.
드래프트 시기의 문제=프로야구 신인지명은 8월 중순 이후 열린다. 고교 지도자들은 이 시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프로 입단이 결정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풀어져버린다는 뜻이다. 당장 목표를 달성했으니 속칭 ‘놀자판’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신인지명 후 국제대회가 있을 경우, 의욕차원에서 마이너스다. 대표팀 선수라면 대부분 프로 상위지명자일 게 자명하다. 각 팀의 에이스와 주축타자로 대접을 받아온 엘리트 선수들, 정신력 무장은 불가능하다. 이번 대표팀 감독과 코치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부분이다. 그래서 “지명 시기를 10월말이나 11월초로 미루자”주장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프로팀은 당장 11월부터 지명선수를 합류시켜 실제 기량파악에 들어가야한다. 대학은 입학생 선발에 난항을 겪는다.
태극마크의 의미를 알려주자=이 감독은 “하드웨어는 출중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떨어진다”고 했다. 단순히 야구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다. 야구는 단체운동인데 개인주의적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당장 일본전에서 0-12 콜드패를 당했을 때 감독은 식사도 거르고 끙끙 앓았다. 그런데 선수들은 숙소로 돌아오자 웃으면서 별일 아닌듯한 태도를 취했다. 어차피 지나간 일, 되새겨봤자 좋을 일도 없다. 하지만 한일전이라면 얘기는 또 다르다. 모두가 “우리와는 일본전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다르다”고 놀라워했다. 이 감독은 “우리들이(아마 지도자) 교육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되돌아봤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분명히 가르쳐야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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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6일 폐막한 세계선수권대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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