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넥센은 원래 스토리가 많은 팀이다. 유독 올 시즌은 더욱 그렇다. 특히 8월에는 2주 연속 월요 경기를 치르는가 하면 ‘삼일천하’에 그친 ‘완전체 타순’, 거기에 ‘명불허전’ 서건창의 활약까지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사자성어로 풀어본 넥센의 8월이야기를 들여다봤다.
▲천재지변(天災地變)=넥센은 8월 10·17일 2주 연속 월요 경기로, 일명 ‘지옥의 18연전’을 치렀다. 4일 목동 KIA전부터 23일 잠실 LG전까지 내리 20일 동안 이어진 강행군으로, 결과는 7승 11패로 참혹했다. 8일 대구 삼성전과 16일 목동 롯데전이 각각 우천 취소 및 노게임 선언되면서 파생됐는데, 경기는 취소됐지만 경기를 하는 날과 똑같은 일정으로 움직였기에 선수들의 피로도는 누적됐다.
월요 경기는 올 시즌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 포스트시즌과 11월8일 개막하는 야구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회 참가 일정 등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른 KBO의 조치로, 8월8일부터 9월6일까지 시행한다. 마침 그 기간 넥센이 2주 연속 월요 경기를 치른 유일한 팀이 됐고, 그 후유증은 컸다. 7월31일 2위에 오르며 8월 대추격을 꿈꿨던 넥센은 29일 기준 1위 삼성과 8게임, 2위 NC와 6.5게임차로 뒤진 4위에 머물고 있다.
▲삼일천하(三日天下)=완전체 ‘넥벤져스’ 타선 얘기다. 서건창-스나이더-유한준-박병호-김민성-윤석민-이택근-김하성-박동원 순으로 이어지는, 막강 화력이 느껴진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포수 박동원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빠진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김민성의 발목 부상에 이어 서건창의 부상이 이어졌다. 이어 유한준의 잔부상과 스나이더의 부진이 있었고, 여기에 지난 6월 서건창이 복귀할 즈음 ‘캡틴’ 이택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시 전력 이탈이 발생했다.
그러다 지난 16일 목동 롯데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완전체 타선이 선보였는데, 마침 비가 오는 바람에 이마저 노게임 선언됐다. 결국 지난 22∼23일 잠실 LG전, 26일 목동 kt전에서 가동됐지만, ‘지옥의 18연전’ 후유증 탓인지 1승 2패에 머물렀다. 그리고 곧 바로 부상 악령이 이어졌다. 내야수 김민성과 윤석민이 각각 발목 통증과 새끼발가락 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 더불어 완전체 타선도 삼일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4월9일 잠실 두산전에서 주루 중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이후, 지난 6월13일 수원 kt전에서 1군으로 복귀했지만 부상 후유증이 계속돼 경기 감각을 되찾기까지 녹록치 않았다. 이제야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점점 지난해 정규시즌 MVP다운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상위권 도약을 꿈꾸며, 조금씩 포스트시즌 또한 준비하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서건창의 부활이 반갑기만 하다.
jjay@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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