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함정’(권형진 감독,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제작)은 SNS 시대에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모티브로 한 작품. 마동석과 조한선을 두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김민경과 지안이라는 충무로 여성 뉴페이스들의 연기 역시 빼어나다.
영화의 시작은 병원 응급실을 어지럽게 비추는 장면이다. 헐레벌떡 준식(조한선)이 응급실로 들어섰을 때, 소연(김민경)은 처절하게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첫 아이를 유산으로 떠나보내고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영화는 준식과 소연의 안타까운 어긋남을 보여준다.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는 준식-소연 부부. 준식은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서 소연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남편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충고를 받은 소연은 집에서 저녁식사를 차리고나서 SNS를 통해 메시지를 발견하고 전화까지 받게 된다. 그 순간, 준식이 귀가하고 소연은 여행이나 가자고 제안한다.
외딴 섬으로 향하던 준식과 소연. 소연이 알고 있다는 식당을 찾지만 이미 차를 몰고 들어선 곳은 휴대폰마저 터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까스로 도착한 식당에는 언어장애인 민희(지안)만이 우두커니 앉아있다. 이내 민희에게 거칠게 지청구를 주는 성철(마동석)은 준식-소연 부부에게 토종닭을 직접 잡아 요리해주며 친절하게 대한다. 그리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민희는 어느새 성철을 형님이라고 부르는 준식과 그런 남편에게 민희와의 하룻밤을 종용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지식과 정보를 SNS에서 얻는 현 세태가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함정’은 잘 보여준다. 어찌 보면, 서로가 단절된 채, 빠르고 편리한 것만 추구하면서 벌어지는 현대의 비극이 이 영화 한 편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다. 쫄깃한 공포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9월10일 개봉.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