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가 원작인 ‘킹스맨’은 제임스 본드를 비롯한 여러 스파이 영화들을 짜집기 하면서 요즘 세상의 가장 큰 이슈를 절묘하게 선택해 풍자로 비튼 훌륭한 코미디물이다. 다소 생뚱맞을 수 있는 ‘훌륭한’이란 수식어를 붙일 만큼 ‘킹스맨’은 지금껏 나온 그 어떤 스파이물보다 박진감 넘치면서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전개가 돋보인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1840년대부터 왕과 귀족들의 재단사였던 이들이 ‘킹스맨’이라는 조직을 만든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에서 무수히 많은 왕과 귀족들이 희생되자 이들은 전면에 나서 왕과 귀족들을 위해 일하는 첩보 조직으로 발전한다. 전세계 그 어떤 정보기관도 파악할 수 없는 비밀 첩보 조직이 탄생한 것. 해리(콜린 퍼스)는 킹스맨의 정예 첩보원. 1997년 서남아시아에서의 작전 도중 동료를 잃고 그의 가족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꼭 연락하라고 킹스맨으로 직통 연결되는 전화번호가 적힌 목걸이를 전달한다. 이 목걸이는 그의 아들에게 전해졌고 그 아들이 나중에 커서 엄청난 말썽쟁이가 된다.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동네 건달조직 두목인 새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고 해병대에도 지원했지만 포기한다. 그러다 사고에 휘말린 에그시는 자신의 목걸이에 걸린 전화번호가 떠올라 경찰서에서 전화를 한다. 그리고 나타난 해리. 그렇게 해리와 에그시는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천재 기업가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은 자신의 돈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엄청나게 쏟아붓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환멸을 느껴 엉뚱한 망상을 실행에 옮기려 한다. 발렌타인은 전세계의 정치가를 포함한 유명인사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두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메시지까지 담아내면서 팍팍 튀는 코미디 감각이 빛난다. 특히 요즘 정치인들 때문에 속이 답답한 이들이라면 속이 뻥 뚫리는 속시원함을 경험할 수 있다. 풍자의 진정한 맛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2월11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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