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너’가 복귀작이 됐어요. 4회 정도 촬영하고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안오더라고요. 저녁에야 연락이 왔는데 촬영이 중단됐다는 거예요. 감독님이 연출부와 속상한 마음에 술 마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감독님과 연출팀도 제가 연습실에 있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고민이 상당히 됐어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더 테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촉망받던 테너 배재철이 독일에서 동양인으로서는 대단한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중, 갑상선 암인 걸 알고 치료를 받았다가 목소리를 잃게 된다는 내용이다. 절망에 빠져있던 배재철에게 일본의 오페라 기획자 코지 사와다가 손을 내밀고 희망을 찾아간다는 내용인데 실제 영화의 제작과정도 순조롭지 못했던 것.
배우가 4년만 활동을 보이지 않아도 잊혀지는 게 연예계 현실이다. 그런데도 유지태는 기다렸고 마침내 탐스러운 결과물을 내놨다. 실제 영화에 등장하는 오페라 곡들을 모두 연습했던 유지태다. 인터뷰 도중 실제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다.
“노래는 다 불렀어요. 특히 영화에 나오는 여덟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를 수 있어요. 원래 오페라는 표면적인 관심이 있었는데 영화 하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졌어요.”
그러고보니 유지태는 소리와 연관이 깊다. 그의 대표작들을 보면, ‘동감’은 무전기, ‘봄날은 간다’는 소리 채집가, ‘올드보이’와 ‘심야의 FM’에서도 목소리가 중요했다. 그래도 현재 유지태에게는 가장 소중한 영화가 ‘더 테너’다.
작품에 임할 때마다 진지하기 그지없는 유지태다. ‘더 테너’에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유지태만이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감성이 묻어난다. 때론 완벽주의처럼 보이는데 그런 유지태에게서 뜻 밖의 말들이 튀어나왔다.
“극복을 목적에 두고 있지 않은 작품이에요.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완벽주의요? 완벽할 수 없죠. 저는 보통 사람에 불과하지만 영화나 연기를 참 좋아하고 정말 제 책임감과 의무를 다할 뿐이에요. 과유불급이라고 중용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최근 들어 유지태가 새롭게 갖고 있는 것은 벽을 깨부수는 것이다. 영역을 넘나들며 대중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는 게 유지태의 바람이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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