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천절을 맞아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백두산에 터를 잡고 살아온 우리 민족의 음식 문화와 삶의 뿌리를 찾아감으로써 백두산의 의미를 되새긴다. 진귀한 백두산의 산물들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버무려진 백두산 밥상은 어떤 모습일까.
백두산 천지물이 내려와 약수가 되었다는 약수촌은 한 때 중국 정부 고위층만 찾는 요양원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위태로운 출렁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는 깊은 산골에 단 두가구만 산다. 그 중 한 집이 조선족 룡순 씨네다.
사냥꾼 출신 남편과 결혼한 룡순 씨는 백두산의 약수로 밥을 하고 진귀한 백두산의 산물들로 음식을 만든다. 도토리가루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백두산에서만 나는 진귀한 나물들로 속을 채운 도토리나물 만두는 특히 그녀가 잘 하는 음식이다.
된장에 가지를 푹 박아 쪄낸 가지된장찜은 산꿀과 옥수수떡과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다. 백두산의 아름드리나무 속에 숨겨진 산꿀을 찾아내는 사냥꾼출신 남편 강선모 씨와 각종 백두산의 산물들로 음식을 만드는 룡순씨. 그들의 밥상을 찾아간다.

신툰마을은 특히 경상도 합천 사람들이 와 마을을 이룬 곳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경상도 사투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경상도식 추어탕 맛의 진수를 보여주는 미꾸라지 추어탕, 그리고 숯을 넣어 만드는 쑥떡, 된장보다 고소해 입맛을 당기게 한다는 오누이장. 백두산 자락에 자리 잡은 경상도 사람들이 지켜온 그들의 밥상을 들여다본다.
함경도 북서쪽에 위치한 삼수갑산 사람들은 100여년 전 가난을 이기기 위해 며칠 동안 걸어서 백두산을 넘었다. 그리고 처음 만난 평지에 마을을 만들었는데, 그곳이 바로 내두산촌이다.
백두산 아래 첫 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가 높은 내두산촌에서는 전분이 풍부하고 맛 좋은 감자가 난다. 굳이 팔러가지 않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선다는 내두산촌의 감자. 그 감자는 어려운 시절 귀중한 양식이기도 했다. 감자음식 잘하기로 유명한 함경도 출신답게 감자떡이며, 감자국수를 잘 만든다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만든 함경도 음식들, 그 맛은 어떨까.

한국 TV를 즐겨보고, 한국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남영자 씨 부부. 한국 TV를 보면, 노인들이 노인정에서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고 춤도 추고 노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는 부부는, 한번은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이 사는 조양촌은 일제시대 강원도 사람들이 집단 농업 이민을 온 곳이다. 강원도 삼척이 고향이었던 아버지의 고향 말을 여전히 기억 하고 있는 남영자 씨는 아버지가 고향에서 들고 온 다리미, 절구, 벼훑이 등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보다 더 예스럽게 두부를 만들고, 청국장을 띄우는 이들의 밥상을 맛본다.
2일 오후 7시30분 방송.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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