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이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달달한 로맨틱 가이를 주로 연기해왔던 송승헌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역시 로맨틱 가이여도 처절하다. 그리고 실제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나누는 육체적 호흡까지 연기했다. 영화 ‘인간중독’(김대우 감독)은 제목처럼 송승헌을 연기 중독으로 나아가게 만든 작품이다. 평소 조용하기만 했던 송승헌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대해서 만큼은 진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작품 속 설정 자체가 제겐 처음이죠. 아내가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인데 부하의 아내라는 설정이 처음인데 파격적으로 다가왔어요. 베드신이나 노출신은 그 다음이었어요. 우선, 이번 작품은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그 동안의 감독님 작품들을 보면서 어떤 분일까 궁금했죠. 늘 사람을 그리면서 그 본심을 잘 풍자하시고 인간이 쓰고 있는 탈을 때론 코믹하게, 때론 야하게 잘 연출하시니까요. 뭔가 다른 색깔을 보여주실 거란 기대감이 컸어요.”
‘인간중독’은 1969년 전쟁에 휩싸여 있던 월남에 파견된 장교 진평과 그 곳에서 만나게 된 종가흔(임지연)의 사랑 이야기다. 송승헌이 연기한 진평은 자신을 장군으로 만들고 싶은 야망을 지닌 아내 이숙진(조여정)이 있는데다 종가흔은 자신의 부하 경우진(온주완)의 아내이기도 하다. 설정 자체가 파격이긴 하다. 과연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더구나 김대우 감독은 각본가 출신 연출가로 이미 ‘방자전’ ‘음란서생’ 등을 통해 재기발랄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명감독.
“괜히 김대우, 김대우 하는 게 아니구나 느꼈어요. 어떤 바른 소리를 하셔도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지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물 흐르듯 펼쳐지는 분이죠.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이 작품 안 했을 거예요.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타깝고 슬픈 사랑이야기구나 느껴지실 거예요. 영화에 사랑의 정의가 나와요. ‘사랑이란 그 사람이 없으면 숨쉴 수 없는 것’이라고요.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사랑에 대한 질문의 답이 나오죠.”
임지연과의 베드신부터 온주완과 함께 샤워신까지 찍은 송승헌은 배우로서 첫 노출 연기를 도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송승헌은 감독만 믿고 이 모든 걸 소화해냈다. 특히 복근 등 노출을 위한 몸 관리 때문에 철저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느라 연기 만큼이나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를 통해 송승헌은 첫 사랑을 떠올렸다고.
“진평이 종가흔을 만날 때 제 첫 사랑을 많이 떠올렸어요. 번개가 치듯 이건 운명이야 하는 그런 느낌 말이에요. 첫 사랑은 1년 반 정도 제가 고백을 못해 다른 사람에게 가면서 마음 아파했던 사람이었죠. 그리고 다시 만나 3∼4년 정도 만난 것 같아요. 그 친구가 제게 왜 처음에 말하지 않느냐고 했고 그 때부터는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겠구나 생각했죠. 그 이후에 첫사랑과 같은 비슷한 감정을 느낀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제 인생에서는 3명 정도인 것 같아요. 그렇게 복합적인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영화를 촬영했죠.”
송승헌은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면 늘 따라디니듯 대중이 떠올리는 작품이 ‘인간중독’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배우에게는 자신의 출연작에 대한 최고의 애정어린 찬사다. 이미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 느낌이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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