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승패는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스프링캠프서 훈련한 상황이 실전에서 통할 지를 체크하고, 붙박이 없는 포지션의 주전을 결정하는 등 정규리그를 위한 준비과정을 삼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꼴찌에 머문 삼성은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으며 사상 최초의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5년 만에 1위에 오른 KIA는 신생 NC에도 뒤진 8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특히 프로야구 원년 이듬해인 1983년부터 열린 시범경기에서 1위가 정규리그에서 꼴찌를 한 적도 있다. 1985년 청보, 1997년 롯데, 2006년 LG가 시범경기에서의 기세를 정규리그로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의 경우, 지금까지 9회(1992, 1995, 1997, 1999, 2000, 2005, 2009~2011)나 1위를 차지하는 등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올린 팀이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3년 연속 최정상의 공기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1992년이다.
다만 시범경기 성적이 페넌트레이스까지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강한 전력의 팀은 시범경기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게 당연한 일이고, 이럴 경우 페넌트레이스에서도 그 위용을 발휘했다.
시범경기에서 1987년과 1993년 해태, 1992년 롯데,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까지 총 5팀(6차례)이 1위를 차지하고 그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또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다시 시행된 2001년 이후 시범경기 1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13회 중 9차례에 이른다.
즉 우승까지는 변수가 많지만 시범경기 강팀은 최소 4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권기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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