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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독일 속 한국 음식 이민사

입력 : 2014-01-30 19:00:00 수정 : 2014-01-30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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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한국인의 밥상’이 설 특집으로 독일 이민 밥상을 다룬다.

유럽 경제 중심, 라인 강의 기적과 동서 통일이라는 과업을 달성한 곳, 독일 라인 강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독일에서 K-POP과 더불어 한국의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졌다. 초저녁부터 줄을 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한국식당이 생겼고, 한국 식재료를 파는 아시아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이 매출의 3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독일에서 만난 한식 사랑, 그 뿌리는 1960년대 초반에 시작된 파독 광부, 간호사들의 땀과 눈물, 애환이 깃든 밥상에서부터 시작됐다. 탄광의 짙은 먼지를 씻어 냈던 족발과 아플 때면 끓여 먹었던 콩나물국, 족발과 콩나물은 독일에서 맛보는 고향의 맛이었다. 독일로 간 산업 역군들이 만든 독일에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시작을 만나본다.
냉장고에 김치가 떨어지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독일인이 있다. 카타리나 횐크씨는 갓 담근 김치를 즐겨 먹는 생김치 애호가이다. 빵과 치즈 그리고 김치만 있으면 한 끼 맛있는 식사를 뚝딱 차리는 그녀는 음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요즘 그녀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주제는 바로 한식이다. 한식이 주는 느긋함과 톡 쏘는 매력에 푹 빠져 한국 여행을 계획한다는 그녀를 우리가 먼저 만나본다.

사실 독일에 한식을 처음 알린 사람은 따로 있다. 51년 전 정부 주도하에 독일행 편도 표를 손에 쥐고, 한복과 양복을 곱게 차려 입고 난생 처음 이국땅을 밟은 사람들, 바로 광부와 간호사들이다. 그들에게 한국음식은 고향이자 그리움이었다. 1000미터 지하 갱도에서 고된 작업을 끝내고 만들어 먹었던 족발, 마늘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독일 환자들 때문에 마늘 없이 만들어야했던 잡채와 물김치에는 51년 전 한국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파독 간호사 출신 노은님 씨는 붓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동심을 그리는 화가다. 함부르크 시립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노은님 씨는 어머니에 대한 향수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힘든 간호사 생활에서 아프기라도 하면 지독히도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김치 넣은 콩나물국이었다. 한국이 그리울 때마다 참기름으로 양념을 하며 살아온 세월이 벌써 44년, 독일에서 인정받은 동양화가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노은님 화가를 만나본다.

간장과 고추장으로 독일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인 셰프 한상모 씨. 독일 요리사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만의 소스에는 한국의 장맛과 그의 손맛이 들어있다. 계량기를 사용하지 않고 툭툭 손끝으로 재료를 배합하여 베를린 최고의 돼지갈비를 만드는 한상모 씨 역시 광부 출신이다. 3년 광부 계약이 끝나고 독일에 남아 인정받은 요리사로 거듭나기까지 한상모씨의 인생은 어떤 맛일까.

한국의 간호사와는 달리 독일의 간호사는 환자의 보호자 노릇도 해야 하기에 독일인들도 기피하는 직업이었다. 힘든 간호사 일을 웃으며 성실하게 임하는 한국 간호사들은 독일 사람들에게 천사라고 불렸다. 파독 간호사였던 홍표련 씨는 오늘 특별한 친구들을 초대했다. 간호사 생활을 함께 한 병원 동료들이다. 44년 전 잡채를 만들어 한국의 맛과 진한 우정을 나눈 동료들에게 오늘 홍표련 씨는 설날을 맞아 만두를 알려주며 함께 추억을 빚어본다.

30일 오후 7시30분 방송.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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