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프로농구는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난 8월 남자 농구대표팀이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맹활약을 펼치며 농구 관심도를 증가시켰고,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등 대어급 신인들이 대거 프로무대에 데뷔하며 ‘흥행 몰이’에 발판을 마련했다. 큰 기대 속에 뚜껑을 열었지만, 기대 이하였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과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으로 인해 관중석은 빈자리가 더 많았으며, 특히 중계방송 시청률은 최악을 기록했다. KBL 중계방송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KBL은 모비스와 삼성전을 개막전을 시작으로 2013∼2014 시즌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 경기는 공중파 방송인 KBS1에서 방송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에 따르면 이날 경기는 전국 0.8%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TNmS에 따르면 수도권 0.6%, 서울 0.8%, 전국 0.7%를 기록했다. 케이블 중계방송이 아닌 공중파 방송이기에 타격이 컸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축구와 야구는 물론 ‘겨울 스포츠’ 라이벌 배구의 시청률과 비교한다면 KBL 시청률은 더욱 초라해진다. 지난 4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의 시청률은 3.4%였고, 최근 막을 내린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FA컵 결승전은 1.7%를 기록했다.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시청률은 10%대가 넘는 수치를 기록 중에 있다. 개막을 앞둔 프로배구는 지난 시즌 케이블채널 기준 평균 0.8∼1%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 프로배구는 KBS N 외에 SBS ESPN까지 중계한다. 이는 프로농구 중계채널이 줄어든다는 뜻과 같다.
새누리당 소속의 한선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겸 KBL 총재는 취임 당시 지상파 중계를 공약으로 걸었다. 지난해 6월18일 지상파 방송에서 스포츠 자율편성 법안 발의하기도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후 ‘깜깜무소식’이다. KBL은 공중파 시청률 0.8%가 주는 경고의 메시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권영준 기자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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