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 근성에 체력·기승술 뛰어나
지난 주말 6승 거두며 본인 최다승도

지난달 28일 서울경마공원 제9경주(1400m)에서 ‘럭키섀리’에 기승한 서 기수는 빠른 스타트로 중상위권을 유지하다 결승선 400m를 남겨놓고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 줄곧 1위를 달리던 ‘대박연출’을 2마신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서승운 기수는 종전 문세영 기수가 보유했던 최단기간(2년 5개월) 100승(782경기)달성 기록을 4개월이나 앞당긴 2년 1개월 만에 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경마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 기수는 지난 주말 총 19회 경주에 출전해 6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승률 37.5%, 복승률 52.6%를 기록하며 본인 주간 최다승을 갈아치웠다. 특히 일요경마 12경주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황금비율’에 기승해 과감한 선두권 공략 후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쌍승식 137.6배의 고배당을 터트리는 등 주말 동안 6승을 쓸어 담으며 과천벌을 술렁이게 했다.
서승운 기수는 올해 통산 403전 63승(총상금 33억원)을 기록하며 한국경마에서 내로라하는 조인권(74승)·문세영(71승) 기수에 이어 다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마 대통령으로 불리는 박태종(56승),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통하는 조경호(50승)는 4·5위를 기록해 데뷔 3년 차 기수에게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서 기수는 한국경마 최단신(150cm)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체격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독특한 기승법이 그의 특징. 남들과 다르게 짧은 등자를 사용, 안정감을 더할 수 있고 달릴 때 공기 저항을 덜 받는 기술을 익혔다. 서 기수의 최대강점은 넘볼 수 없는 악바리 정신이다. 감히 우승을 이야기 할 수 없는 능력부진마라도 서 기수가 기승한다면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신인기수의 최대 핸디캡인 긴장감을 찾아 볼 수 없고 경주마 템포조절에도 상당히 능숙해 대형 기수로서의 자질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승운 기수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어서 형사가 되고 싶었다. 키가 작아 포기했지만, 내 키의 배가 넘는 경주마를 타고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단 기본이 탄탄한 기수가 되는게 목표이고,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 것도 욕심이 난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배병만 기자 ma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