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계절 가을이 왔다. 결실의 계절답게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있다. 성장기엔 잘 먹는 것이 무조건 좋던 시절이 있었다. 살이 다 키로 간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 하지만 인스턴트, 패스트푸드와 같은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지고 운동은 부족해 살은 자꾸 늘기만 한다면 키로 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소아비만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고혈압, 고인슐린혈증, 당뇨병과 같은 각종 성인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우울감, 과잉행동, 돌발행동, 공격성, 집중력 저하, 무기력증 등 다양한 심리적 문제가 한꺼번에 나타날 위험 또한 높다. 뿐만 아니라 소아비만은 두뇌성장을 방해해 지능을 떨어지게 만들 위험까지 있다. 더구나 단체 생활을 하는 아이들 무리에서 특출난 외모에 놀림 대상이 된다면 심각한 정신적인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소아비만으로 인해 발생된 영양 불균형은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질병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고칼로리 음식은 체지방을 과도하게 축적해 사춘기가 빨라져 성장기간을 단축시키고 체내 칼슘배설을 촉진해 뼈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소아비만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전체의 문화를 먼저 바꾸는 것이다. 평소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다면 가족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비만인 아이들의 대표적인 습관은 빨리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음식을 지나치게 빨리 먹으면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음식 섭취가 끝나 과식 위험이 있다. 그래서 영양분의 흡수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한 30번 정도는 씹고 음식을 삼키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먹는 양도 줄어들 수 있다. 비만 치료에 가장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퍼듀 대학의 연구팀 연구결과 음식을 씹는 횟수가 많을수록 음식의 영양분이 체내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입자 크기가 음식 에너지원이 체내에 흡수되는데 영양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살을 빼려면 먹는 양을 줄이기만 하는 다이어트를 시행하면 성장에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하이키한의원 성장클리닉 박승만 원장은 “살만 빼기 보다는 키가 더 클 수 있는 식생활과 키성장에 좋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면서 “1㎝가 큰다면 1㎏이 빠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키가 더 많이 큰다면 살이 빠지는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1년 전 병원을 찾은 강소리(9)양은 133㎝ 밖엔 안 되는데 37㎏인 상태였다. 전형적인 소아비만이며 유선도 발달이 되어 있었다. 검사결과 이미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고 있었고, 고지혈증 상태였다. 뼈 나이도 1년 이상 빨랐다. 전체적으로 성장이 1년 반 정도 빠른 상태였다. 전형적인 성조숙증은 아니지만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이미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초경도 시작될 수 있는 정도였다. 비만이 주원인이었다. 여성호르몬이 낮아져야 초경을 지연시킬 수 있고 키 역시 더 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철저한 식이요법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살을 빼면서 동시에 키도 크게 하는 감비성장탕이라는 한약을 처방한 결과 6개월이 지나면서 키는 4㎝가 크고 살은 7㎏이 빠져 날씬한 몸으로 바뀌었다. 성장호르몬도 증가되어 키가 크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지방이 분해되는 데 도 한 몫 했다. 치료과정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처 난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것이다. 뚱뚱한아이들 상당수가 자신감을 잃고 움츠러들어 있기 때문이다. 살을 빼는데도 긍정적인 활기찬 마음가짐이 무척 중요하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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