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를 향해 돌진하는 보병 부대원 사이로 완전 무장한 여군들이 보인다. 남성 동료들과 똑같은 장비와 무기를 착용하고 숲속을 뛰어다니며 몸을 숨기고 사격을 한다. 노르웨이 최고 정예부대인 왕실 근위대의 훈련장 모습이다.
전투병과에 배치된 이 여군들은 스스로 입대한 지원병들이다. 남성 동료들도 여군들을 전선에서 서로의 생명을 책임질 당당한 전우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노르웨이 남성의 의무 복무 기한은 1년. 석 달 동안 훈련을 마친 뒤 배치를 받으면 출퇴근이 가능하고 백만 원가량의 월급도 받는다. 2년 뒤면 여성들에게도 이 같은 병역 의무가 부과된다. 노르웨이가 유럽 최초로 여성의 군복무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가결된 결의안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성인 여성은 오는 2015년부터 남성처럼 12개월간 군복무를 해야 한다. 세계에서 양성평등이 가장 잘 정착된 나라로 평가받는 노르웨이지만 여성 징병제는 ‘성차별 해소’를 넘어서, 노르웨이 정부가 추진하는 ‘성 중립’ 태도의 새로운 진전인 셈이다.
여성 징병제가 시작되는 2015년은 노르웨이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여성 징병제’로 양성 평등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노르웨이를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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