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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 풍경소리] 잊혀지는 단오날 풍습 아쉬움 가득

입력 : 2013-06-12 19:57:42 수정 : 2013-06-12 19: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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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윤복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풍속화를 많이 그렸다 사대부의 부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 그리고 기녀들의 풍모를 부드러운 선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신윤복의 그림에 나오는 여인들은 풍성한 머리채를 보여주는데 그의 그림 단오도를 보면 그네를 타는 여인과 개울가에서 웃옷을 벗은 채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머리 감는 여인들을 보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게 단오이다 단오는 음력으로 5월 5일을 명절로 이르는 말이다 단오의 단(端)은 첫 번째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오(午)는 숫자 다섯과 뜻이 통하는 글자로 단오는 이렇게 초닷새라는 시기를 일러준다 단오는 옛날에는 설날 추석과 함께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의 하나였다

단오는 일 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로 민가에서는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다 단옷날 중에도 양기가 가장 좋은 시간은 오시(午時)인데 이 시간에 익모초와 쑥을 뜯었다 익모초는 오행 중 금(金)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식욕을 증강시켜 주고 독소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기능이 있다 쑥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데 살균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몸속에서 항균 또는 살균작용을 한다 변비와 소화불량에도 좋다

대표적인 단오 풍속으로는 액을 물리치는 벽사를 빼놓을 수 없다 집안에 또는 개인의 인생에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기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역학에 의지해서 미래를 점치거나 액운이 들지 않기를 바라는 풍습을 행하는 것은 옛날에도 빠지지 않는 민속 중의 하나였다 단오에는 궁궁이 잎을 머리에 꽂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는 궁궁이에 독특한 향이 있어서 다가오는 액운을 쫓아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부적을 쓰는 것도 많은 집에서 행하던 풍속이다 단오는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이므로 이날에 부적을 쓰면 잡귀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부적의 힘으로 집안에 달라붙어 있던 여러 가지 액운도 없어진다고 믿었다 단오에는 창포뿌리를 깎아서 비녀를 만들었고 그 비녀에 연지를 발랐다 연지는 강렬한 양색(陽色)인데 이 색깔이 불운한 기운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했다 궁중에서는 내의원에서 옥추단을 지어 올리면 이를 다섯 가지 색의 실에 꿰어서 차고 다녔다 다섯 가지 오색실은 재앙을 물리치는 색이고 조정에서는 신하들에게 나누어주곤 했다 귀신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몸에 아무런 탈이 없기를 원하는 기원을 담은 것이다

대표적인 명절식으로 앵두화채가 있다 앵두는 단오 즈음이 제철인데 떡과 화채를 만들어 먹는다 앵두화채는 꿀에 재어서 오미자 물에 담아 먹는 맛이 일품으로 요즘으로 하면 시원하고 맛난 청량음료라고 할 만하다 수리취떡은 수리취나 쑥을 쌀가루와 반죽해서 만든 떡으로 흔히 쑥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레바퀴 모양처럼 생긴 떡살로 문양을 내는 게 특징이며 창포로 빚은 술을 일컫는 창포주 역시 단오의 대표적 명절식이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풍속을 지니고 있는 게 단오이지만 지금은 단오를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명절도 아닐뿐더러 제대로 된 풍속조차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이다 그 많은 풍속과 음식과 놀이들이 모두 잊힌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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