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는 2일 사직구장에서 LG와 치른 2012 프로야구 홈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회말와 8회말에 터진 솔로홈런 2개 등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러 7-2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57승 47패 5무를 기록해 선두 삼성 추격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전준우는 이번 시즌 97경기에 나서 369타수 93안타 32타점 20 도루를 기록했다. 539타수 162안타 64타점 타율 3할 1리에 홈런 11개, 도루 21개를 남겼던 지난 시즌에 비해 본인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만한 성적표다. 딸의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전준우의 성적은 최악이 됐다. 26일 이후 그는 최근 3경기에서는 1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유독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일도 많았지만 역시 아빠가 된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가장 컸다.
톱타자의 부진에 양승호 감독은 속이 타들어 갔다. 하지만, 과감하게 전준우를 아내 곁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복덩이’가 나와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양감독의 배려 덕분에 전준우는 지난 1일 경기 도중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날 저녁 7시경 3.02kg로 건강하게 태어난 딸의 탯줄을 직접 자르는 감격을 만끽했다. 부인 김미경씨도 물론 건강했다.
전준우는 아버지가 된 이후 첫 경기인 이날 완벽하게 살아났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은 전준우는 3회말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방망이를 예열을 마쳤다. 전준우는 3-0으로 앞서던 5회말 선두타자로 3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주키치가 5구째로 던진 투심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쭉쭉 뻗어나간 공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 전준우의 시즌 4호 155m 홈런을 만들어냈다. ‘아빠의 홈런포’는 여기서 식지 않았다. 전준우는 8회말에 바뀐 투수 이상열을 상대로 솔로홈런 하나를 더 쳐내며 2010년 5월 7일 사직 두산전 이후 849일 만에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롯데 타선은 이날 장단 15안타로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고 선발 사도스키는 6과 3분의1이닝 3피안타 무실점 완벽투와 함께 국내 데뷔후 최다 기록인 탈삼진 9개를 기록하며 시즌 7승째를 챙겼다.
전준우는 경기 후 “너무 오랜만에 홈런인데 내 스윙대로 맞아서 기분이 좋다. 아기가 태어난 것을 직접 내 눈을 보니 심적으로 안정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고 “전반기 너무 부진해서 마지막에 한번 몰아쳐 보고 싶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한편, LG는 이날 경기에서 3연승을 노려 봤지만 에이스 주키치가 초반 3실점에 이어 전준우와 홍성흔에게 홈런을 내주는 등 4와3분의2이닝 8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화근이 되며 이날 경기에 패했다. 김기태 감독이 올해 초 공약했던 시즌 60패(46승 4무)에 도달한 순간이었다.
사직=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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