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 갖고 있는 서연 역 마음에 들어
"지금은 아이 보단 일에 푹 빠져보고 싶어요"

곧이어 개봉한 ‘건축학개론’도 흥행성적이 좋다. 이 영화에서 한가인은 대학시절 첫사랑의 주인공이었지만 이제 30대 중반이 된 서연이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연우나 서연 모두 뭔가 부족하고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시청자나 관객들의 마음을 졸인다. 더구나 둘 다 첫사랑의 현재라는 모든 여배우들이 부러워할만한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이미 영화 ‘클래식’이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한가인은 첫 사랑의 대상이 되는 여인을 연기한 바 있다.

영화에서처럼 90년대 중반 학번은 아니지만 한가인은 박효신, 솔리드, god를 즐겨 듣던 비슷한 언저리 시절에 학교를 다녔다. 그 시대 정서와 멀지는 않은 셈이다. 더구나 이 영화는 한가인이 평소 끌리는 장르다. 멜로이면서도 중첩적인 감성이 함께 있는 아련한 추억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캐릭터 역시 기존 스타일과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갑작스럽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들었단다.
어쨌든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요즘 한가인은 또 다른 대세가 돼가고 있다. 유부녀이기에 초반 각종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현재의 한가인은 이 모든 관심을 마음껏 즐기려는 듯 보였다.
“결혼 생활이야 모두들 똑같죠. 그나마 저는 사람 관계에서 너무 익숙해지고 구태의연해지면 긴장감이 떨어지니까 조금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자는 주의죠. 배우로서는 고민이 없지 않죠. 할 수 있는 역할의 폭에 대한 것도 그렇고요. 지금은 아이를 낳으라는 압력이 없진 않지만 조금 더 일을 한 두 개 하면 안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또래 친구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지금은 뒤늦게 일이 재밌어지는 포인트인 것 같아요.”
이미 수많은 매체들과의 인터뷰로 바쁠텐데도 피로감은 보이지 않았다.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한 것들이 바로바로 기사화되는 것들도 무척 흥미로워하는 눈치였다. 본래 큰 걸 끝내고 나서는 좋은 작품이어도 공허함보다 시원함을 느낀다는 한가인. 그렇게 쿨한 모습이기에 한가인은 결혼도, 일도 애정을 갖고 진심으로 접근하는 여인이었다.
글 한준호 기자, 사진 김재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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