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시큰거린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내려올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이 연골을 눌러 뼈와 맞닿아 통증을 유발한다.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빨래를 하는 등 무릎을 굽히는 동작에서 아픈 것도 해당된다. 가끔 무릎에서 뿌드득 소리가 날 때도 있지만 아프지는 않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벼운 동작에서도 자주 소리가 나고 아프기까지 하다면 연골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힘든 것도 연골 손상의 신호다. 젊은 층은 겨울스포츠를 즐기다 연골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초·중기에는 치료법 다양… 수술 피할 수 있어
만약 연골이 손상됐다면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한 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으로도 증상을 개선시키기 어렵다. 오히려 무릎통증을 가볍게 여기고 운동하다 연골이 더 망가지기도 한다. 연골은 지속적인 압박력에 의해 가장 많이 손상된다. 또 연골은 미미한 손상 단계에서는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연골은 통증 세포가 없는 조직이라 뼈가 닿아서 생기는 통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아직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중년층은 자기 연골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가 관건이다. 앞으로 30, 40년은 더 사용해야 되기 때문에 수술로 인해 불필요한 조직의 손상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연골 손상이 적은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많지 않아서 관절염이 빨리 진행돼 60대 초에도 인공관절수술을 받기도 했다. 연세사랑병원 김용찬 원장은 “인공관절수술은 실제 무릎 연골처럼 사용할수록 닳기 때문에 최소 70세까지는 본인 무릎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신 치료법은 PRP주사, 줄기세포치료
초·중기 최신 치료법의 화두는 ‘PRP주사, 줄기세포 치료’다. 환자 본인의 조직을 활용해서 치료하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자가혈액의 혈소판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연골재생을 유도하는 PRP주사치료는 관절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에서 정형외과 분야에 처음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PRP는 혈액 중 단 1%만을 차지하는 혈소판만을 5배로 농축·분리한 액체다. 환자 본인의 혈액을 20∼40cc 뽑아 얻어낸 2-4cc의 소량의 액체에는 PDGF, TGF, EGF 등의 풍부한 성장인자가 들어있다.
이를 병변에 직접 주입하면 각종 성장인자들이 손상된 연골이나 인대, 근육에 작용해 세포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촉진, 신생혈관 재생을 돕고 약해진 연골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관절염을 예방하는 치료법인 셈이다.
자가 혈액을 사용하는 PRP주사치료가 1세대라면, 줄기세포 치료는 자가골수를 활용하는 2세대 치료법이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은 최근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연골재생 성공률은 70~80% 수준이며, 주변 연골과 유합 정도가 76~80%로 연골재생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의 적응대상은 외상이나 노화로 인해 연골이 손상된 15세 이상에서 50세 이하의 연령층이다. 또한 연골손상의 크기가 2㎠에서 최대 10㎠를 넘지 않을 때 연골조직재생 효과가 있다.
이 치료법은 어떤 조직으로든 발달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연골에 심어서 연골세포로 분화시킨다는 원리다. 시술방법은 환자의 골반뼈 등에서 골수를 채취해 줄기세포만 획득한 후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무릎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한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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