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래호 신황태자’ 서정진(22·전북 현대)은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사실 그는 남태희(20·발랑시엔), 손흥민(19·함부르크)보다 먼저 유럽 무대에 진출할 수 있었다. 보인고등학교 1학년 시절 토트넘(잉글랜드)과 아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훈련을 받았고, 이듬해 알크마르(네덜란드)와 FC메츠(프랑스) 입단 테스트를 겸한 연습경기에서 연일 해트트릭을 작성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비록 불의의 오른 발목 부상으로 꿈을 미룬채 국내로 돌아와야 했으나 서정진은 전북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마침내 이달초 생애 처음으로 한국 축구 A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폴란드전과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3도움을 쓸어담아 일약 국민 스타로 발돋움했다.
알 이티하드(사우디)와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앞두고 사우디 제다에서 훈련 중인 전북 구성원들에게 요즘 대세인 서정진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됐구나.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니.<골키퍼 김민식(26)>.
“지난달 말 처음으로 A대표팀에 포함됐을 때는 오히려 덤덤했어요. 근데 A매치 2연전을 마친 뒤 재활 중인 이청용(볼턴) 선배 대체자라고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 상당히 부담스러워요. 전 한참 멀었어요. 물론 홍수처럼 쏟아지는 제 기사와 팬들의 칭찬 댓글을 보면 기분은 무척 좋아요. 민식이형을 비롯한 소속팀 형들이 제가 올림픽대표팀에 뽑혔을 때 서대표라 불렀는데, 이제는 서대세라 놀리잖아요. 사실 싫지만은 않답니다^^”
-A대표팀에 다시 발탁돼 중동 2연전(11월11일 UAE·15일 레바논)에 참가할 확률이 높아보여. 이번에도 잘할 자신있니.<미드필더 루이스(30·브라질)>.
“현재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잘할 자신있어요. 근데 A대표팀에 또 다시 뽑히고, 경기에 나선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할거에요. 그 때까지 드리블이 뛰어나고 볼 키핑력이 좋은 루이스 형이 많이 가르쳐 주세요.”
-파마머리로 변신한 뒤 승승장구 중이구나. 계속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할거니.<손지훈 홍보팀장(35)>
“두달 전에 박원재형이 먼저 테이프를 끊은 뒤 최철순형과 비슷한 시기에 파마를 했어요. 공교롭게도 오른 발목 피로골절 부상을 털어내고 기분전환차 파마를 한 뒤 계속 좋은 일만 생기네요. 근데 호일파마를 해서 머리결이 많이 상했어요. 형들이 ‘개털 같다’고 놀려요. 다시 깔끔한 스타일로 돌아갈까 생각 중이에요.”
-올해 말에 우리팀 선수 3명과 프런트 1명이 결혼식을 올리잖아. 넌 언제 청첩장 줄꺼니.<미드필더 에닝요(30·브라질)>
“전 아직 어리잖아요. 일단 운동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근데 엄청 귀여운 딸, 아름다운 형수님과 행복한 가정을 꾸린 에닝요형을 보면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요. 만약 운명의 상대가 나타난다면 제일 먼저 청첩장을 드릴게요.”
-조광래호 신황태자님. 성을 서씨에서 조씨로 바꿀 생각은 없으신지요.<최강희(52) 감독>
“성을 제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잖아요. 부모님의 성을 따라야죠 ㅜㅜ. 조광래 A대표팀 감독님에게도 감사하지만, 2007년말 신인드래프트 때 고교선수 전체 3순위로 뽑아준 최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거에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믿고 기회를 많이 주신 은사님께 언제나 감사한 마음 뿐이랍니다.”
제다(사우디)=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통합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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