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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탐진, "나는 노래한다 고로 존재한다"

입력 : 2011-08-10 20:45:37 수정 : 2011-08-10 20: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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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유명 기획사 연습생… 생계 위해 가요계 떠나
사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30년 간 가수의 꿈 간직
예명은 고향 강 이름… 남진 선배에 존경의 뜻도 담아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는 갖가지 가수들의 사연이 소개돼 대중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비록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진 않았어도 가수 탐진(본명 송윤성)이 바로 그런 가수다.

최근 데뷔 앨범과 함께 발표한 타이틀곡 ‘감나라 배나라’로 활동을 시작한 탐진은 30년 이상 가수의 꿈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다 바쳐왔다. 2000년대까지 가요계를 주름잡던 대형 음반제작사인 도레미 레코드의 전신인 준 프로덕션에서 1980년대 초 몇 개월간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던 탐진은 스스로 무언가를 갖춰놓고 가수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준 프로덕션은 당시 최진희, 전영록, 최병서 등이 소속됐던 메이저 음반사였다.

“아직 제가 모든 걸 갖추지 못했다는 한계를 느꼈죠. 연습도 더 하고 인생 경험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노래에 대한 열정 하나는 대단했죠. 하지만 경제적으로 갖춰놔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 만큼 힘든 시절이기도 했고요.”

찹쌀떡 장사, 김밥 장사, 오토바이 배달, 밤무대 MC 등 생계를 위해 치열한 삶의 현장에 뛰어든 탐진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노래 연습을 한 시도 놓지 않았다. 노래방까지 경영하는 사장이 됐다가 IMF를 맞아 순식간에 거리에 나 앉기도 했다. 다시 시작해서 지금은 라이브 카페와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보낸 세월 덕분에 현재 사업자등록증만 열여섯 개가 넘을 정도.

“사실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버려본 적이 없어요. 제 성격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제 가수로서의 길을 열게 됐죠. 다시 가수로 시작하면서 제 아내가 큰 힘이 돼줬어요.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겠죠. 꿈이야 대형가수겠지만 저로서는 주위 분들에게 욕 먹지 않고 성실하게 가수의 꿈을 실현해나가려고 해요.”

가수 데뷔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가수 이름은 자신의 고향인 전남 장흥의 탐진강에서 따왔다. 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가수 선배 남진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존경의 뜻에서 진이라는 이름을 따온 것이기도 하다.

“남진 선배님께서 지금의 타이틀곡을 적극 추천해주셨어요. 요즘 트로트는 빠르고 경쾌해야 한다고 조언도 해주셨죠. ‘감나라 배나라’도 그런 노래에요. 하지만 메시지도 있어요. 30∼50대 남성들에게 힘을 내라는 내용이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자존심 살리면서 살자는 거죠.”

‘파바키 & 니카라’는 댄스곡 전문가들로 이뤄진 작곡가 팀의 작품이다. 처음에는 빠르고 경쾌한 스타일이어서 적응하기가 힘들기도 했다. 차츰 적응해가면서 자신만의 음색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노래의 힘도 남다르다. 스스로 희생하고 수긍하기만 하는 현대 남성들에게 나름의 위로를 선사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밖에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성인가요인 ‘나밖에 없잖아’ ‘순아야’ ‘남자의 마음’ ‘탐진강 연가’가 수록돼 있다.

“어려서부터 소풍 가서 진행에다 노래도 하고 응원단장도 했어요. 언제나 제 꿈은 가수였죠. 홀홀단신 올라와서 처음 가수 데뷔를 위해 새롭게 마음을 먹고 모든 걸 갖춰놓고 시작하자고 했던 게 30년이 돼버렸네요. 원로 매니저이자 프로듀서이신 이상기 선생님 덕분에 이번 음반도 낼 수 있었어요. 이제 저만의 색깔을 내는 가수가 돼야죠.”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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