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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이 잦은 이유는?

입력 : 2011-06-09 15:58:00 수정 : 2011-06-09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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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인 축구. 축구는 몸싸움이 격렬한 스포츠로 크고 작은 부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다리로 하는 운동이다 보니 무릎 부상, 특히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축구 선수들의 ‘직업병’이라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부상이다. 

이동국 선수도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 4월 한국 여자축구의 기대주인 여민지 선수도 수술을 받았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특히 여자 선수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휴스턴의 스포츠의학 학회에 따르면 여성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남성보다 4~8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인 구조가 원인이다.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반이 넓고 발이 쉽게 내전되어 다리가 휘는 각도가 남성은 평균 13도, 여성의 경우 18도 정도로 크다. 큰 Q-angle은 외부의 외반력(valgus force)에 영향을 받아 ACL에 가해지는 부하를 높이게 되어 손상확률이 크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퇴골 과간절흔의 폭이 작다. 

대퇴골의 과간절흔이 작은 것으로 인해 전방십자인대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움직이는 동안 전방십자인대를 찝는 작용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전방십자인대가 타이트한 상태에서 절흔에 부딪히며 손상받기 쉬운 원인이 된다.

 여성의 대퇴근육은 남성보다 덜 발달되어 있는데, 이도 여성이 남성보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많은 이유 중에 하나로 작용한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약한 근력으로 인해 십자인대의 역할이 커진다. 그만큼 자연스레 십자인대에 무리가 가해지기 때문에 손상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또한 점프 후 착지시의 증가된 회전력이 인대에 무리를 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가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선천적인 부분으로 이러한 신체적 특성에 맞춘 훈련법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생리주기와 호르몬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운동역학회지(2009년) 및 미국운동학회지(2010년)에서는 여성의 생리 주기 및 호르몬이 인대의 느슨함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이 실렸다. 이는 생리 주기에 따라 인대의 강도에 차이가 나며, 이에 따른 전방십자인대의 손상도 증가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여성은 선천적인 신체적 요건, 생물학적 요건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 전방십자인대 손상률이 높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위상과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이러한 여자 선수들이 전방십자인대 부상에서 조금이나마 안전할 수 있게 배려해 줘야 한다는 점이다.

 여자축구 선진국인 독일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여자 축구선수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독일보다 더 많다. 이유를 들자면,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점이다. 국내 여자 프로축구의 경우, 연습경기를 할 때도 같은 여자선수들끼리 경기를 치르기 어려워 남자 중고등학생과 시합을 한다. 

남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고 부상의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 특성을 고려한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데, 현 국내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남성들과 똑 같은 방법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자축구의 선진국인 독일과 미국 등의 여자 축구선수들의 운동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의 신체적인 특성을 고려한 훈련법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반슬로 인해 외반력에 약한 부분에 대한 근력강화 프로그램이나 순발력 증가 운동 및 점프 방법 등을 면밀하게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더불어 부상을 예방하는 예방법 교육도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생리 주기를 고려해 선진국처럼 선수의 시합 및 운동 강도의 조절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국내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 못지 않게 발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자축구 국가대표인 여민지와 지소연 선수 등에 쏟는 관심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정작 필요한 관심은 여론이 만들어 주는 스타성이 아니라 그들이 좀 더 안전하게, 그들의 상황을 고려한 훈련과 연습일 것이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도움말 : 관절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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