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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기차타고 억새여행' 색다른 즐거움 만끽

입력 : 2010-11-29 09:36:19 수정 : 2010-11-29 09: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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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오름지역·한라 중산간 마을 등 환상적 아름다움
'빨간 열차' 곶자왈 원시림·초원 질주… 작은 카페도 운치 더해
▲황금벌 억새 반기는 '12월의 제주' 가볼만 

‘중산간 초원 억새의 아름다움은 시시각각 변한다. 어떤 이는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루는 억새를 사랑하고, 어떤 이는 구름이 짙게 가라앉은 날 아침이나 저녁, 여명에 드러나는 억새를 좋아하고, 어떤 이는 바람부는 날 너울너울춤을 추는 억새를 으뜸으로 꼽는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사진가 고(故) 김영갑의 저서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보면 제주의 으뜸가는 아름다움으로 억새가 등장한다. 제주도는 한라산 자락 중산간 지역을 비롯한 온 섬이 억새밭이다. 10월에 피는 억새꽃은 늦가을 꽃이 붉은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 늦가을 제주를 찾아온 여행객은 섬 어디를 가도 황금빛 억새와 만난다. 끝없이 늘어선 황금빛 물결은 바람이 불때 마다 손을 흔들며 여행객을 반긴다. 이맘때 제주는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모슬포에서 큼지막한 방어들이 쏟아져 나올 때이고, 고등어 역시 가장 맛이 좋을 때가 지금이다.

 ■제주 억새

산굼부리 억새밭이 바람에 춤춘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보려면 흐리고 바람 부는 날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는 찰나를 기다려야 한다.
“자기야, 저게 억새야 갈대야?” 산굼부리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억새를 촬영하는 기자 옆에서 한 여인네가 남자친구에게 질문을 한다. 남자친구의 표정은 난감하다. 옆에 있는 억새밭 안내판을 보고 “응∼억새야”라고 대답해 보지만 여자친구의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억새와 갈대는 비슷한 것 같지만 종자가 완전히 다르다. 억새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 갈대는 화본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억새는 산과 들에서 자라고 갈대는 강과 바닷가 습지에서 자란다. 육안으로 구별하는 방법은 키와 머릿결(?)이다. 억새는 1m∼2m 정도 자라지만 갈대는 3∼4m 넘게 자란다. 억새꽃은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막 하고 나온 처녀 머릿결’ 같지만 갈대꽃은 색깔이 더 진하고 ‘미친년 꽃다발’처럼 이리저리 뻗쳐 있는 모습이다.

제주 전 지역에 걸쳐 만개한 억새꽃을 늦가을 내내 볼 수 있지만 산굼부리 등 관광객을 위해 조성해 놓은 억새밭과 새별 오름, 따개비오름 등 오름 지역, 한라산 인근 중산간 마을 등이 ‘억새여행’의 목적지로 삼기 좋은 곳이다.

■제주 바다

제주 바다는 육지에서 보는 바다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제주 신라호텔 쉬리 벤치에서 내려다보는 중문 바다가 구름 사이로 쏟아진 햇살을 받아 빛난다.
제주에 가면 누구나 바다를 본다. 바다를 바라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높은 곳에서 멀리 보거나, 낮은 곳에서 가깝게 보거나 두 가지 중 하나다.

예전에는 가까운 곳에서 바다를 보려면 해수욕장으로 갔지만 지금 제주 여행자들은 올레 길을 찾는다. 16 코스까지 개장된 올레길은 거의 모든 코스에서 바다를 볼 수 있지만 11월의 제주 여행자에게는 7∼9 코스가 지나는 제주 서남쪽 바다를 추천한다. 북동쪽 방향 성산 일대 1∼3 코스 보다는 아무래도 춥지 않고, 아름다운 낙조가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숙소들이 몰려 있는 중문 쪽에서도 가깝다. 검은색 현무암으로 된 갯바위 주변과 아름다운 바닷가 모래언덕을 따라 걷는 길이 골고루 섞여 지루하지 않다. 늦가을 올레길은 억새와 함께 노란 해국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가을 분위기를 더한다.

높은 곳에서 탁 트인 먼바다를 굽어 보려면 해안 절벽을 찾아가야 한다. 제주에서 아름다운 해안 절벽으로는 올레 7 코스 인근 외돌개와 8 코스가 관통하는 제주 신라호텔 숨비 정원 내 ‘쉬리 벤치’, 산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 등을 꼽는다.

■제주 기차

제주에서도 이제 기차 여행을 한다. 곶자왈 에코랜드를 달리는 열차는 연료로 LPG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다음 역은 에코 브리지 역입니다, 20분 후 다음 역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제주도에 기차가 생겼다. LPG를 연료로 하는 빨간색 앙증맞은 기차가 곶자왈 원시림과 초원을 달린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일컫는 곶자왈은 제주 방언으로 나무·덩굴식물·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처럼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한다.

‘쓸모없는땅’으로 치부됐던 이곳 곶자왈에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것은 약 3개월 전이다. 기차를 모는 기관사도 4명이 있다. 제주도에서 가장 희귀한 직업에 종사하는 에코랜드 소속 기관사 문경만씨는 기차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며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랑이 끊이지 않는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 승객을 내려주고 산책할 시간을 준다. 총 길이는 4㎞가 조금 넘는다. 요금은 성인 기준 1만 1000원. 구간 길이로 요금을 계산하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기차지만 만족도는 가장 높다. 

  ■제주 경마

제주에서는 조랑말을 이용해 경마를 한다. 제주 경마공원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경주가 열린다.
‘타고, 보고, 먹고, 베팅한다‘

제주도에서 말은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관광지의 기념 사진 배경이 되기도 하고, 승마의 즐거움도 주며, 말고기 요리집 식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이 하는 게임중 가장 흥미진진하다는 경마에도 등장한다.

제주도 서부산업도로변에 위치한 제주 경마공원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마다 조랑말이 길이 1600m, 너비 20m의 모래 주로를 달린다. 관람대 뒤편에는 어린이승마장, 놀이터, 축구장, 배구장, 테니스장, 억새꽃밭 등 공원지역이 있어 도내 체육행사와 유치원생·초중등학교의 소풍 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억새꽃밭은 ‘제주억새꽃축제’의 주행사장으로 사용될 만큼 경치가 뛰어나다.

■제주 카페

카페 '물고기'는 장선우 감독의 부인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다.(가운데) 감귤밭 너머로 눈 덮인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최근 20대들의 블로그를 보면 제주여행에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카페 여행’이다. 호텔 프런트에 주변 관광지를 물어 봐도 예쁜 카페들이 많이 생겼으니 꼭 가보라고 권해 준다.

올레 8코스 대평리 마을은 영화감독 장선우의 부인이 운영하는 ‘카페 물고기’와 부두가 빨간 등대를 마주보는 ‘레드 브라운’이 들어서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마을이다.

제주=글·사진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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