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참여하며 앨범 만들기에 1년은 긴 시간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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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근. 정글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K’는 일반인들 중 가수로 데뷔하고 싶은 이들을 모아 이색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역시 상금 1억원에 매달리기 시작하자 출연자들도 현 가요계 가수들처럼 경쟁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단 한 사람만이 예외였다. 1등 서인국에 이어 2등의 자리까지 올라간 조문근이 그 주인공이다. 그래서 꼭 만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서인국, 길학미 등 1∼3등 안에 든 다른 ‘슈퍼스타K’ 출신들과 달리 도대체 음반 발표 소식이 없다가 드디어 22일 첫 EP앨범 ‘길 잃은 고양이’를 발표했다. 이미 ‘슈퍼스타K’의 시즌2가 방영되고 허각, 존박, 장재인 등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한 가운데에서도 타이틀곡 ‘너라는 걸’은 차트 상위권에 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실제 만나서 왜 그리 늦게 나왔냐고 타박했더니 가장 뮤지션다운 대답을 내놓았다.
“전 늦은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오히려 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 3월부터 작업에 들어가서 10월에야 모든 게 끝났어요. 작곡가, 저와 함께 길거리 공연을 이어온 신홍민 형까지 함께 만든 작품이에요.”
‘슈퍼스타K’ 이후 곧바로 타이거JK, 윤미래, 리쌍 등 힙합 명가로 소문난 정글엔터테인먼트의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이번 음반에는 가장 한국적인 록 음악들이 가득하다. 힙합이 아닌, 록이다.
“전 음악의 스타일이 아니라 느낌을 좋아해요. 그 느낌이란 자유분방함이죠. 음악이란 틀 안에서 장르를 떠나 모두가 한가족이잖아요. 무슨 차이가 있겠어요. 처음에 문을 두드렸을 때 소속사 사장님께서 작곡과 작사 여부를 물으시더라고요. 다행히 배고픈 뮤지션들을 좋아해주시는 분이라 한 식구가 됐죠.” 애초에 ‘슈퍼스타K’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도 자신의 음악활동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1등에 대한 욕심은 나중에 위로 올라가면서 살짝 생겼을뿐이다. 처음 오디션에서 함께 참여한 신홍민과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2인조 밴드인 길 잃은 고양이로 활동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무대에 자주 올랐던 라이브카페 사장이 ‘슈퍼스타K’를 알려줬고 길거리 그룹 활동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거란 생각에 참여한 것이었다.

신촌과 홍대 일대에서 밴드 뮤지션으로 음악인생의 첫발을 내딛은 조문근은 그저 음악이 좋았을뿐이다. 드디어 음반으로 자신의 작품을 갖게 된 셈이다. 이번 음반에는 조문근과 작곡가 John+K, 길 잃은 고양이의 멤버이자 음악적 동료인 신홍민, 이렇게 세 사람이 작사, 작곡 등에 모두 참여했다. 소울, 록, 레게 등 가장 조문근다운 음악이 담겨있다. ‘슈퍼스타K’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라면 조문근의 놀라운 성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자신감 없었으면 음반이 나왔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처럼 손색없는 명반을 탄생시켰다. 제대로 된 뮤지션으로 돌아온 조문근이 반가운 이유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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