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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별세

입력 : 2010-08-13 17:12:52 수정 : 2010-08-13 17: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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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별세한 디자이너 앙드레 김. 스포츠월드 DB
대한민국 패션계의 ‘큰 별’이 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 앙드레 김(본명 김봉남)이 12일 오후 7시25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앙드레 김은 지난달 말 폐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병세가 악화돼 이날 세상을 떠났다.

그는 ‘국내 1호 남성 디자이너’라는 타이틀과 함께, 늘 ‘최초’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녔다.

178㎝의 건장한 체격에 흰색 옷만 입었던 그는 어딜가도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으며, 60분 간 한편의 드라마로 펼쳐지는 그의 패션쇼는 전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었다.

인터뷰 때마다 그는 ‘종합예술인’임을 강조했다. 오페라·발레·연극·뮤지컬과 같은 종합예술에서 감동을 느끼듯, 패션 의상도 감동을 자아내는 창작예술이라는 것이 그의 패션철학이었다.

1935년 서울 구파발에서 농사를 짓던 집안의 2남3녀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 후, 1961년 고 최경자씨가 서울 명동에 설립한 국제복장학원 1기생으로 입학해 디자이너 수업을 받았다.

1962년 서울 반도호텔에서 첫 패션쇼를 열고,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로 데뷔했으며, 이후 서울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라는 의상실을 열고 본격적인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4년 당대 최고 인기배우였던 신성일과 엄앵란의 결혼식 때 엄앵란의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했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수복을 디자인하는 등 유명 인사들의 옷을 디자인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그의 명성은 해외 패션쇼에서 두드러진다. 1962년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패션쇼를 연 것을 비롯, 이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이집트 피라미드·인도네시아 발리 등 역사 유적지와 세계적 명소를 중심으로 패션쇼를 열고 그만의 독창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패션에 대한 열정과 공로를 인정받아 1977년 패션디자이너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학훈장을 받았다.

1999년 이른바 ’옷로비 사건’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자리에서 본명(김봉남)이 알려지며 곤혹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흰 옷만 입는 패션과 외국어를 섞은 어눌한 말투 등 독특한 말과 행동 등으로 종종 TV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되는 등 연예인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1982년 입양한 아들 중도(30)씨가 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특실에 마련됐다. 

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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