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두나는 ‘학교’가 배출한 대표적인 청춘스타였다. 그런데 영화 ‘청춘’에서는 깜짝 노출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타가 아닌 배우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배두나는 봉준호(플란다스의 개), 박찬욱(복수는 나의 것) 등 젊은 감독들과 어울렸다.
특히 봉 감독과의 인연이 끈질기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흥행실패의 아픔을 함께 곱씹은 두 사람은 ‘괴물’로 의기투합, 성공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괴물’을 통해 봉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감독의 지위를 확실히 했고, 배두나는 흥행작이 없다는 콤플렉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배두나를 비롯해서 변희봉, 고아성 등이 출연하는 ‘공부의 신’에서는 마치 ‘괴물’의 뒷풀이와도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배두나의 필모그래피는 놀이동산처럼 활기차다. 선택한 작품의 면면만 봐도, 진심으로 연기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 때 배두나는 지명도에 비해 상업성이 없는 여배우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괴물’의 성공, 이번 ‘공부의 신’에서의 높은 시청률을 통해 배두나의 진가가 드러났다.
금상첨화, 갑자기 상복까지 터졌다. 요즘 배두나는 일본에서 계속해서 수상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공기인형’을 통해 일본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우수여우상으로 언급됐고, 다카사키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도쿄스포츠영화대상에서도 역시 여우주연상에 선정됐다.
배두나의 뒤늦은 전성시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결코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를 증명하고 있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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