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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에서 주전으로!’ 오지환 반삭발 투혼

입력 : 2010-02-02 06:25:05 수정 : 2010-02-02 06: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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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방전으로 머리만 엉성… 박종훈 감독 ‘흐뭇’
프로야구 LG의 내야수 오지환이 사이판 전지훈련지 숙소에서 스스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 있다. LG트윈스 제공
“모양은 엉성해도, 정신 자세는 합격!”

프로야구 LG의 ‘기대주’인 내야수 오지환이 ‘반삭발 투혼’으로 박종훈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머리를 밀다 만 엉성한 오지환의 모습에 동료들은 박장대소했지만, 감독은 오지환의 의지를 높게 평가했던 것.

LG의 사이판 캠프가 열흘째를 넘어선 지난 31일 밤, 한 선수가 숙소인 피에스타 호텔 6층의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의 방문을 두드렸다. ‘혹시 누가 또 아픈 것은 아닌가’ 걱정하며 김 코치가 방을 열자 고졸 2년차 내야수 오지환이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신인 1차지명으로 LG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주’라는 수식어만 따라 붙고 있는 오지환이 김 코치의 방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 삭발 도구를 빌리기 위해서였다. 캠프로 출발하기 전 삭발에 가까운 짧은 머리 모양이었지만, 스프링캠프가 어느새 열흘이 훌쩍 넘어서면서 머리가 조금씩 길어진 탓. 머리카락이 길어진 오지환은 이런 모습이 캠프에 임하는 자신의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오지환은 김 코치의 방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짧은 머리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김 코치가 언제나 ‘도구’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이었다.

김 코치는 일단 오지환이 아파서 온 것이 아니어서 반가웠다. 또 한편으로 스스로 머리를 자르면서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 더욱 흐뭇했다.

올해는 기대주라는 수식어를 넘어서 1군 엔트리에 살아남겠다는 강한 의욕과 눈빛이 살아있는 오지환이었다.

하지만, 오지환의 삭발 시도는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오지환이 절반쯤 머리를 밀었을 때 김 코치가 빌려준 전기 커트기의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삭발을 하다 만 아주 엉성한 모양이 되고 만 것. 당황한 오지환은 모자를 푹 눌러써 감추려 했지만, 이내 ‘발각(?)’이 됐고, 동료들은 이 모습에 한동안 배꼽을 잡아야 했다.

그러나 박종훈 감독만큼은 오히려 머리를 짧게 자르면서 스스로의 의지를 가다듬으려는 어린 선수의 모습을 보며 “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동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오지환은 감독의 아낌없는 격려에 다시금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사이판=스포츠월드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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