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팬서비스·구단운영 모두 리더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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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길 단장(오른쪽)과 허재 감독 |
최근엔 일본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KCC의 연습경기 기록지가 매일 그룹 수뇌부로 보고될 정도다. 관심이 높다보니 구단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프런트나 감독, 선수들 입장에선 성적 등에 따른 부담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런 KCC 농구단의 최전선에 농구인 출신 최형길 단장(48)이 있다.
최 단장은 롤러코스터 같았던 지난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한 배경에 ‘신뢰’를 꼽는다. “실력이나 지원도 중요하지만 돌아보니 구성원 모두가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난관을 극복한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그러면서 허재 감독의 리더십도 더욱 더 발휘됐고, 선수들 스스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금 더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술회했다.
그는 허 감독의 상명초교, 용산중, 용산고 4년 선배이기도 하다. 프로농구 초창기 나래 사무국장 시절(현 동부)엔 원년 외국인 MVP 윌리포드와 간판슈터 정인교를 내주면서까지 ‘스타 플레이어’ 허 감독을 스카웃했고, 이후 동부와 KCC에서 허 감독과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고교 시절 용산중에 허재라는 애가 있다고 해서 봤는 데 키가 작더라고. 얼마나 잘하나 싶었는 데 고교 때 키가 훌쩍 크더니 대성할 재목이 된 거야.(웃음)”
허 감독이 사석에서 최 단장을 ‘형님’이라고 편하게 부를 정도로 두 사람은 친한 사이. 그러나 최 단장은 “그럴수록 서로의 역할에 대해 철저한 선을 긋는다”고 말한다.
“사석에서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그러나 단장과 감독은 평행선 같은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그래서 최 단장은 “분명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내가 스타 출신은 아니지만 농구를 했기 때문에 더 경계하고 조심한다”고 덧붙였다.
최 단장은 올 시즌을 프로농구 부흥의 중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승진과 김민수 등 걸출한 신인 선수들이 쏟아져나왔다. 올해 전태풍 이승준 등 하프코리안들이 이 기세를 이어가면 농구대잔치 시절 전성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밝힌 것.
이런 부흥을 최다 우승팀 KCC가 주도하고 싶은 바람도 조심스레 표시했다.
“우승을 떠나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을 역대 최고 흥행으로 이끈 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최 단장은 “성적은 물론 팬서비스나 구단 운영 등에서도 KCC를 ‘리더’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오사카=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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