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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강렬한 액션… 애절한 사랑

입력 : 2009-09-19 10:40:43 수정 : 2009-09-19 10: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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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 영화로 재조명

꽃처럼 아름다운 수애, 카리스마 조승우 열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감독 김용균)이 지향하는 바는 분명하다. 강한 액션으로 남성들의 시선을 붙든다. 그리고 사랑으로 여성들을 감동시킨다. 영화는 액션과 멜로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며 남자, 여자 모두에게 선택받는 영화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 메인테마인 사랑하는 여자를 죽음으로 지키려하는 한 남자의 사랑은 여성들의 마음에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 그리고 영화 속 무명(조승우)과 뇌전(최재웅)의 칼싸움 장면은 컴퓨터그래픽 배경을 통해 1대1 정면승부의 박진감을 강조했는데 충분히 긴장감이 있다. 다만 판타지성이 지나쳐 대전액션게임처럼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래도 단순한 오락영화로 생각했을 때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감탄할만한 볼거리로 기능한다.

붉은색이 강조된 사극의 자극적인 색깔에 이젠 관객들이 피로함을 느낄 때도 됐다. ‘조선남녀상열지사-스캔들’ ‘왕의남자’ ‘음란서생’ ‘미인도’ 등 화려한 의상을 강조한 사극들이 많이도 등장했다. 문제는 이야기인데,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조선왕조 마지막 여인 명성황후에 주목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굳이 자세하게 거론하지 않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영화의 피날레다. 무척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는 민감해질 수 있는 역사의 은밀한 부분으로 깊숙하게 파고들어가지 않는다. 민족의 피해의식을 건드리지 않는 수준에서 국민감정을 북돋우는 정도로만 연출된다.

그래서 결론은 사랑이다. 영화는 역사적 비극의 주인공 명성황후를 한 명의 여자로 해석했다.

그녀를 마지막까지 지켜준 호위무사의 존재에 주목, 사랑의 추억을 픽션으로 형상화했다. 그런데 다소 일방적이다. 첫 눈에 반한 민자영(수애)을 무조건 따라다니는 조승우의 저돌적인 접근은 ‘집착’으로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영화는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림자의 의미를 강조하는데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어려운 역사영화가 아니다. 볼거리와 소소한 재미에 충실했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대원군(천호진)과 명성황후의 정치적 대립은 명성황후가 초콜릿을 맛보는 달콤한 표정정도로 마무리된다. 코르셋을 처음으로 입어보며 쑥스러워하는 명성황후의 표정과 대사는 함축하는 부분이 많다. 마지막 조선왕조의 위엄을 전제로 깔고, 명성황후의 총명함을 강조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수애는 강단이 있는 배우다. 신비로운 이미지에 갇혀있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과감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역시 한복이 잘 어울린다. 수애는 침대 위에서 요염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수애의 미모는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조승우는 야수성이 강조됐다. 다듬어지지 않은 무사 캐릭터가 조승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한다. 사실 잘 알고 있었다. ‘말아톤’의 순수청년 이미지의 잔상이 아직 남아있지만, 사실 조승우는 무척 거친 배우다.

사랑이라는 한 가지만 생각하며 돌진하는 남자는 위험하다. 그것이 영화를 통해 형상화되면 매력적으로 보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글루미 선데이’를 통해 귀에 익숙한 장중한 배경음악이 깔린다. 그래서 영화는 더 비장해진다. 24일 개봉.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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