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성실함으로 보란듯 재기
엔터테인먼트업계에 입문한지 20년째로 이들 스타들을 키워낸 황금손인 신주학 대표는 연예기획사 대표라는 직함과 달리 소탈한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로드매니저로 시작해 한국 가요계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 기획사를 키워낸 인물이다. 신 대표의 영광 뒤엔 과연 어떤 눈물과 땀이 숨겨있는 지 궁금해졌다.
운명이 된 엔터테인먼트업계와의 인연
신주학 대표는 매니저 중에서 인텔리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당시 또래의 매니저들과 달리 어엿한 학력을 자랑했다. 대학까지 나와서 매니저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신대표는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의 사촌형은 당시 인기가수 김수희 씨의 매니저 신현빈씨였다. 신대표는 “어느 날 동네 나이트 클럽에 김수희씨와 함께 온 사촌형을 보고 바로 이 직업이다”라고 인생을 걸었다고 했다. 신현빈씨는 하얀색 구두에 정장을 입고 온 사람들의 호위를 받으며 가수 김수희를 데리고 등장했다. 당시 20대 청년 신주학은 그런 모습에 반해 연예판에 발을 내딛었다.
시련을 맞다
산이 깊으면 그 골도 깊듯이 신주학 대표도 오늘의 스타 제국을 세우기까지, 험난한 길을 걸었다. 로드로 시작한 그는 이승철, 강진, 이덕진 등 인기가수들과 앨범을 함께 만들며 속칭 잘나갔다. 당시 내는 앨범마다 성공을 거둔 그는 결혼과 함께 독립할 계획을 세웠다. 성공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빅뱅’이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해 앨범제작자로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독자적으로 제작한 앨범은 흥행에 실패하고 남은 건 빚뿐이었다.
“가요계를 너무 쉽게 봤죠. 좀더 실무적인 일을 배웠어야 했는데, 이른 나이에 독립을 한 거에요. 당시 아이가 생긴 시점이라 안사람도 직장을 그만둔 상태였는데, 정말 아찔하더군요. 차를 팔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면서 근근이 버텼습니다. 한때는 ‘자살’까지 생각했었죠.”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이 터닝포인트로
하루는 생활비를 빌리려고 친구를 찾아갔다. 약속한 호프집에서 통닭 반마리와 맥주를 시키고 친구를 기다렸지만, 친구는 결국 오지 않았다. 당시 주머니에 있던 현금은 2000원. 호프집 사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한 뒤 집으로 돌아오려니 택시비가 없었다. 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마포대교를 건너 차가 주차돼있는 여의도까지 걸어갔다. 한없이 처량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밑바닥까지 오자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생각을 정리할 겸 온 가족을 데리고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났죠. 정동진에 가서 해돋이를 보면서 아내에게 아들 한 명만 더 낳아주면 보란듯이 살아보겠다고 맹세했죠.”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막내 동해다. 동해가 태어난 2000년 스타제국의 문을 열었다. 다시 결심하니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당시 IT사업이 호황기를 맞을 때 신 대표는 잠시 연예계를 떠나 한솔텔레콤이란 회사에 들어갔다. 자본이 넘쳐났던 회사에서 신대표가 맡은 일은 가요기획사를 돌며 온라인 음원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는 것. 이 일은 신 대표에게 음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인맥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그의 노력에 감탄한 회사 측은 신 대표에게 1억 원을 투자했다. 신 대표의 성실성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늘 미래를 대비하는 현장감각 돋보여
이후 신 대표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스타제국을 세우고 쥬얼리를 데뷔시켰다. 쥬얼리는 히트곡 ‘슈퍼스타’와 ‘원 모어 타임’을 터뜨리며 스타제국을 일약 메이저 기획사로 끌어올렸다. 더불어 그룹 V.O.S도 무명생활을 벗고 스타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팝핀현준은 중국에서 영화에 출연하는 등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신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을 데뷔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엔 외국 브랜드 베이비 팻을 수입해 사업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멈추는 순간 도태되는 게 이쪽 세계입니다. 늘 끊임없이 앞서 나가는 것이 살길이죠. 힘들때면 단돈 2000원을 생각하죠.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고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아요. 그게 오늘날 스타제국을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대담 스포츠월드 조원익 연예문화부장
정리 황인성, 사진 김두홍 기자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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