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첫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한국 프로야구 규정 중 메이저리그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크 판정 기준을 꼽았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해 미국 출신인 자신으로서는 적응에 힘들었다는 것. 로이스터 감독은 13일 사직구장에서 삼성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전날 경기 중 심판에게 항의한 내용을 설명하며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갔는데도 타자가 타임을 요구하면 심판들이 다 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내 관점(메이저리그)에서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어서 따졌다”면서 “아직 한국 프로야구 규정을 다 몰라 심판에게 항의하러 나가는 일이 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낯선 규정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보크 판정을 지적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오른손 투수가 1루에 견제구를 던질 때는 오른발을 빼고 몸을 완전히 1루쪽으로 향하지 않으면 무조건 보크인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투수가 포수를 향해 있다가 갑자기 1루로 던져도 용인된다는 것이 로이스터 감독의 설명.
로이스터 감독은 “어제 삼성 투수들이 적어도 3번 보크를 했다. 그러나 심판은 하나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뒤 “그러나 여기는 한국 프로야구인 만큼 우리가 그 기준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동렬 삼성 감독 역시 “미국에 비해 일본이나 우리 나라는 보크를 많이 지적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현역에서 던질 때도 유연한 몸을 이용해 투구판에서 곧바로 몸을 틀어 1루 견제를 하곤 했다”고 인정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와 함께 타자들의 체크 스윙을 일부 심판만 헛스윙으로 간주하는 점, 감독이나 트레이너가 투수의 부상 상태를 점검하러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 심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점 등을 적응하기 힘든 한국만의 규정으로 꼽았다.
모든 규정을 메이저리그에 맞출 필요는 없지만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급으로 우뚝 선 만큼 국제 기준에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직=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hwa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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