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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그리는 서양화가 김성호 개인전… 도시의 새벽, 잠든 감성 깨우다

입력 : 2009-03-29 21:17:51 수정 : 2009-03-29 21: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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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친 거리
다양한 빛의 재해석
서정적 아우라 표출
새벽 시리즈. 캔버스에 오일.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의 야경이다.
 
 “예술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 같이 숨 쉬고 공존하는 것임을,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임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일상적 풍경과 도시 야경을 주로 그려온 서양화가 김성호가 4월1일부터 16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의 그림은 주변현상에 대한 감각적 인상을 기록한 것이고 그 중심에 빛이 있다”며 “내 그림을 통해 우리가 살아오면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성과 서정, 이야기가 일깨워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풍경을 소재로한 야경과 새벽풍경을 독특한 조형감각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도시, 바다, 한적한 동네의 한 구석 등 밤과 새벽, 그리고 낮과 밤이 만나는 경계선상의 시간대를 그림의 소재로 삼는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도시의 야경, 혹은 안개나 비 오는 날의 도로 풍경 등이 화폭에 등장한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새벽 하늘 아래 경쟁하듯 운집해 있는 빌딩들에서 퍼져 나오는 불빛들. 온통 노랗게 물든 도시의 가로등길. 칠흙같은 어두운 거리를 달리는 버스는 강렬한 헤트라이트 불빛. 회색빛 하늘 아래 눈길을 외로이 달리는 자동차.

언뜻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의 풍경처럼 보인다. 가까이 보면 툭툭 던진 듯한 붓질이 모호함을 안겨주지만 줌아웃 하듯 멀리 떨어져 보면 도시는 서서히 형체를 드러내며 시야를 가득 채운다. 빛과 색채가 부리는 마술을 보는 듯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추상과 은유가 범벅이 돼 감성을 자극한다(‘새벽’ 시리즈).

빛에 대한 고감도의 미의식, 분방한 듯하면서도 절제된 필치는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때론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의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청량감을 안겨준다. 미니멀 회화를 보는 듯하다. 작가가 천착해온 ‘빛의 탐닉’ 결과다. 그리고 애호가들이 그의 그림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작가만의 고밀도 재현과 내공이 있는 붓놀림, 대상의 본질을 압축해내는 중첩된 선묘와 속필, 그리고 형체를 해체시키는 빛의 연출이야말로 김성호 회화의 핵심”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어둠에 가려진 도시의 이면들, 전등 빛으로 휘황한 밤거리, 소음과 공해와 번잡함이 어둠속에 묻히고 불빛만 희뿌옇게 비치는 적막함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지 않을까”라고 고백한다.

김성호는 영남대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하고 대구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2002년 상경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야경풍경에 매달리고 있다. (02)734-0458

스포츠월드 강민영 전문기자 mykang@sportsworldi.com

사진=선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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