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미술 소재 안방 점령
영화‘미인도’도 개봉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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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괴짜 지휘자 강마에 역을 맡은 김명민. |
요즘 드라마는 클래식과 그림으로 시청자들의 귀와 눈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리며, 지난 24일 첫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두 천재화가 신윤복과 김홍도의 사랑과 예술적 삶에 대해 다룬다.
영화에서도 예술에 관해 다룬 작품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13일 개봉되는 영화 ‘미인도’는 신윤복과 그림 ‘미인도’를 둘러싼 네 남녀의 은밀하고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내년 개봉될 ‘인사동 스캔들’도 미술계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숨겨진 명화 ‘벽안도’를 놓고 벌어지는 일들을 다룰 예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그간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예술을 다룬 소재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물론 화가 장승업의 생애를 그린 ‘취화선’, 판소리를 담은 ‘서편제’ 등 예술에 대해 다룬 작품들도 더러 있었고, 최근에는 미술품 경매를 소재로 한 ‘옥션하우스’도 방송된 바 있다. 하지만 드물었고, 지금처럼 한꺼번에 등장한 적은 더욱 유례를 찾기 힘들었다.
이는 예술이라는 소재 자체가 대중적으로 다가서기 힘들다는 점에서 자칫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제작자 입자에서 그림은 정적인 느낌 때문에 영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그런 예술 소재들이 지금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유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망이 최근 높아졌기 때문이다. 클래식 소재의 경우 오케스트라를 다룬 일본 인기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로 인해 한국의 젊은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친숙해졌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었다.
최근 잇따라 등장하는 그림 소재 작품의 경우 지난해 물의를 빚은 신정아 사건이 관심을 높이는 계기의 일부가 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신정아 사건 이후로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졌다”며 “이러한 관심에 발맞춰 그림 등 예술을 다루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해석했다.
특히 장르적 변화는 예술이 영상으로 구현되는 데 큰 몫을 했다. 예술은 소재로 사용하고, 여기에서 찾을 수 있는 휴먼·멜로·미스터리 등을 결합한 것이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음악에 휴먼적 요소를, ‘바람의 화원’, ‘미인도’, ‘인사동 스캔들’은 멜로 혹은 미스터리를 결합해 극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루함을 줄임으로써 오히려 귀와 눈을 즐겁게하는 클래식이나 그림의 장점을 영상을 통해 살려낼 수 있었다.
‘바람의 화원’의 연출을 맡은 장태유PD는 “그림은 액티브하지 않아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 소재로는 어렵다”며 “하지만 지루하지 않도록 잘 풀어낸 원작이 있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예술적 소재 등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그동안 조명되지 못한 소재의 다양성은 시청자와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고, 영상미를 한 단계 발전시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라며 “지금은 일대 전환기로서, 이같은 도약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월드 탁진현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사진제공=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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