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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색채에 흐르는 이국적 풍광

입력 : 2008-07-03 21:38:02 수정 : 2008-07-03 21: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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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안혜림 초대전 ‘신나는 여름’
2일 안혜림 작가가 ‘울릉도의 아침’ 작품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동물이다. 예술적 끼를 타고난 사람의 경우 환경은 더욱이 무시할 수 없다.

‘거침없이’ 밝은 그림을 인사동 토포하우스에 내건 서양화가 안혜림(58)의 아버지는 풍류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림을 좋아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한 부친은 화가를 초대해 사랑방에 6개월이고 1년이고를 묵게 했다. 허구한 날 눈에 밟히는 게 그림인지라 자신도 커서 꼭 화가가 되고 싶었다.

취미와 전공은 다른 법. 딸의 장래를 생각한 부친은 의외로 미대 진학을 반대했다. 꿈을 버리고 현실을 좇아 경희대 간호대학에 진학했다.

‘있는 집’ 여식이었던 그는 ‘돈가방 가벼운’ 신랑에게 갖가지 ‘결혼후 조건’을 내걸었다. 그중 하나가 언젠가 그림을 그릴테니 반대하지 말라는 거였다. 선박 부품을 납품하는 남편의 사업은 번창했고 아들 둘도 무탈하게 자랐다. 그림에만 열중할 수 없는 순간이 계속됐다. 틈틈이 습작을 했다. 동양화도 배우고 유명화가에게 서양화도 사사받았다.

“큰아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해 같이 갔는데 저도 그림공부를 하고 싶은 거예요.” 1995년부터 약 6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렀다. 파인아트의 본고장 팜스프링스의 팜데저트 아트타운에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결혼25주년을 맞아 2001년 첫 개인전을 열었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전시는 잠못 이루며 걱정한 예상과 달리 대성황을 이뤘다. 75점 중 5점만 남고 모두 주인을 만났다. 그후 두번째 개인전에 이어 초대전, 국제아트페어 등에 참가하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이뤘다.

“남편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만들어줬어요.” 남편의 해외출장이 있을 때면 으레 그도 짐을 꾸렸다. 남편과 함께한 비행거리가 무려 100만 마일. “여행지에서 그린 스케치북이 일기처럼 쌓여만 갔어요. 그 수많은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죠. 여행은 제 그림의 모티브예요.”

부산 출신인 안혜림은 항구나 포구의 모습, 여행지의 풍광을 과감한 필치로 표현해왔다. 한국적인 정서에 이국적인 감성이 더해졌다는 평이다. 친근하고 경쾌한 색채 속에 흐르는 자유로운 선율이 더해가는 무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전시 제목도 ‘신나는 여름’이다. 7월9일부터 22일까지. (02)734-7555

글·사진=스포츠월드 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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