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가 고향인 김태상(27)씨는 빵과 우유가 먹고 싶어 태권도부에 가입한 경우. 학교에서 씨름 육상도 해봤지만 빵과 우유를 주는 곳은 태권도 선수부 밖에 없었다고. 그는 요즘 격파에 맛을 들여 송판과 씨름을 하고 있다.
홍희정(24)씨는 5살 때 태권도에 입문했다. 수원 행성 주변에 살던 홍씨는 당시 강신철(8단)관장이 도복을 입고 뛰는 모습에 반해 무작정 도장을 찾았다. 홍씨는 태권도 품세에서 두각을 보여 최근 국가 대표로 선발됐다.
대한태권도협회 소속 국기원 시범단원 3명을 4일 본지 스튜디오에서 인터뷰했다. 17명의 시범단(이춘우 단장 포함)이 지난 5월 보름간 일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순회 시범을 다닐때 에피소드들로 모처럼 이야기 꽃을 피웠다.
#태권도 배지 하나면 OK
홍희정(이하 홍):언니 우리 프랑스에서 노르웨이로 갈 때인가 비행기 놓쳐서 고생했었잖아요. 일행들도 일부만 먼저 도착하고 짐도 따로 따로 호텔로 오고 그랬잖아요.
정선미(이하 정):말도 마라. 그때 내가 먼저 도착해서 짐찾으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사람은 없고 짐은 수십개가 넘으니 계속 입국장을 드나들어야 되잖아. 노르웨이 공항직원에게 부탁하다가 태권도 배지를 하나 주었더니 갑자기 친절해지고 잘해주더라.
김태상(이하 김):하하. 그때 공항 직원이 일이 서툴러서 우리가 고생했지요. 보통 입국 수속할때도 맨 앞사람이 태권도 배지 주고 지나가면 단체 수속 빨리 해주잖아요.태권도에 대한 인식이 높기는 높은 것 같아요.
홍:프랑스 르왕에 갔을 때도 태권도 열기가 뜨거웠던 것 같아요. 관중석에서 ‘태권도’를 외치면서 호응도 해주었던 게 기억나요. 동행취재하던 분들도 놀라서 관중석으로 카메라를 돌리고 그러셨잖아요.
정:프랑스는 9년만에 다시 가 봤는데 영국보다 역동적이긴 하더라. 시범단 자격으로 70여개국 정도는 다녀본 것 같다. 예전에는 국빈 대접 받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태권도가 많이 대중화된 것 같아.
#한 몸같은 태권도 시범단
김: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전 발등부상 때문에 고생했어요. 송판 격파를 하는데 몇차례 시도해도 깨지지 않으니까 통증과 충격이 더해지더라고요. 관중의 박수를 유도한 뒤 하니까 겨우 격파됐는데 뒤에 있던 선배들이 격려해주더군요.
정:위력 격파는 더 나이든 단원들이 시범을 보이는 것인데 태상씨가 고생했지. 너무 쉽게 깨면 관중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니까. 태상씨의 격파 시범이 대기하고 있던 다른 단원들에게 많은 힘을 실어 준 것 같아.
홍: 아토피성 피부 때문에 전 영국에 도착하자 마자 얼굴에 뭐가 나서 힘들었어요.
정:난 갑자기 위경련에 장염증세까지 겹쳐서 3일간 굶었잖아. 마지막 독일 시범때는 정말 빠지고 싶더라.시범단원수가 부족하니 빠지지도 못하고 하긴 했는 데 정말 최악이었어. 뒷풀이겸 한잔하는데 전혀 즐겁지가 않더라.
김:시범단은 항상 단체로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파리에서 자유시간이 있었잖아요. 모두 자유롭기는 했는데 약속 시간보다 늦을까봐 조마조마 했지요. 선물 쇼핑도 단체로 하다 보니 누가 뭐 하나 사면 그냥 사재기하는 식이지요.
#나의 미래는
홍: 9월에 세계 품세대회가 있으니까 운동에 전념해야지요. 국내에서 태권도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외국에도 나가보고 싶어요. 다른 일도 하면서 취미로 태권도를 지도하는게 꿈이지요. 아이들에게 진정한 무도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김: 지금은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일을 배우는 차원이에요. 영국에서 유학중인 사촌동생도 만나고 왔는 데 어학등을 위해 유학을 가고 싶어요. 이미 석사 학위를 받았으니 태권도를 대학에서 강의하는게 꿈입니다.
정:시범단의 연하 남자 친구와 사귀는 중인데 우선 현재 일에 충실하고 싶어요.여성들이 웰빙때문에 요가, 댄스를 하는데 태권 체조를 널리 알리는게 일차적인 목표예요. 태권도 저변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싶고요.
김종수 기자 sweep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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