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석매튜와 박건욱이 그룹의 첫 유닛으로 새로운 음악 여정을 시작한다. 무대 위에서 주어진 음악을 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작사·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 자신들의 취향과 색깔을 음악에 녹여냈다.
제로베이스원 EMP는 21일 첫 번째 믹스테이프 ‘EMP Mixtape Vol.1: We the Extra’를 공개했다. 그룹의 첫 유닛이자 석매튜와 박건욱이 직접 프로듀싱하는 힙합 유닛이다. 첫 믹스테이프에는 더블 타이틀곡 ‘EMP’와 ‘피나 씨’(Pina C)를 비롯해 ‘우퍼’(Woofer), ‘인 유어 레인’(In your rain)까지 총 4곡이 수록됐다. 두 사람은 전곡 작사·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으며 유닛의 출발부터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직접 만들어냈다.
유닛명 ‘EMP’는 ‘일렉트로 마그네틱 펄스’(Electro Magnetic Pulse)에서 착안했다. EMP가 터지는 순간 주변의 모든 소리가 차단되듯 오직 두 사람의 음악만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Extra MTT(Matthew) PGW(Park Gun Wook)’라는 뜻을 품고 있다. ‘Extra’에는 평범함을 넘어선다는 의미와 두 사람이 직접 구축해 나갈 음악 세계가 함께 담겼다.
이러한 제로베이스원 EMP의 첫 음악적 색깔을 엿볼 수 있는 곡이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Pina C’다. 제목은 달콤한 파인애플과 코코넛이 어우러진 피나콜라다(Pina Colada)에서 가져왔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콘크리트 정글에서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든 낭만적인 휴양지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이 곡 전체를 관통한다.
뭄바톤 리듬을 중심으로 K-팝과 랩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곡으로,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은은하게 흐르는 그루브와 나른한 분위기를 앞세운다. 부드러운 피아노와 베이스 위에 신스와 퍼커션이 균형 있게 얹히면서 제목처럼 달콤하고 여유로운 질감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석매튜와 박건욱의 목소리가 이러한 사운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랩과 보컬의 경계를 딱 잘라 구분하기보다는 두 사람이 리듬 위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곡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살린다. 강하게 힘을 주지 않아도 귀에 감기는 리듬과 가벼운 텐션이 이어지면서 마치 해 질 녘 해변을 달리는 듯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해변, 탁 트인 도로, 붉은 노을 등 여행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이 이어지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이다.
그냥 스쳐 지나기엔 노을빛이 예뻐
나를 스친 바람 따라가다 보면
붉게 물든 도로에는 우리 둘뿐인 것 같아서
나와 눈을 맞출래? 나와 같이 가줄래?
It's like Havana, right now 어디든지 No problem
콘크리트 정글 속이라도 Romance는 더블로
석양이 다 숨기 전까진 있자
단둘이 걷던 발자국 남기자
가사 역시 복잡하게 메시지를 꼬기보다는 순간의 낭만을 붙잡는다. 바쁘게 달리던 일상을 잠시 멈추고 눈앞의 노을을 바라보듯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온전히 즐기자는 마음이다. 특히 ‘석양이 다 숨기 전까진 있자’는 표현은 곡이 지닌 나른한 사운드와 맞물리면서 ‘Pina C’의 분위기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EMP가 힙합 유닛이라는 사실도 여실히 드러난다. 리드미컬한 랩과 장난기 있는 표현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느긋하게 흘러가는 곡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동서남북 네 손잡고서 Refreshing
탄산처럼 터지는 기분은 Thrilling
…
움직이는 진동을 따라 쳐 쿵쿵
뛰는 심장이 Drum 너 아닌 현실은 Blur
젊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살리는 동시에 사랑에 빠진 설렘을 감각적인 표현으로 풀어내면서도 무겁게 힘을 주지 않는다. 힙합 특유의 언어적 재미를 더하면서 곡의 색깔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To the left, to the left
To the right, to the right
To the front, to the back
Speaker volume 키워 봐
To the left, to the left
To the right, to the right
손을 높이 올려 봐
Tension 높여
직관적인 후렴 구절의 반복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 여유롭게 흘러가던 뭄바톤 리듬에 따라 하기 쉬운 구호를 얹으면서 듣는 음악에서 함께 즐기는 음악으로 분위기를 확장한다.
석매튜와 박건욱은 작사·작곡은 물론 편곡에도 직접 참여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부터 어떤 리듬과 분위기로 전달할지까지 두 사람의 손을 거쳤다는 점에서 제로베이스원 EMP가 지향하는 ‘직접 만드는 음악’의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박건욱은 앞서 제로베이스원 미니 6집 ‘어센드-’(Ascend-)’의 자작곡 ‘커스터마이즈’(Customize)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 바 있다. 석매튜 역시 꾸준히 음악 작업을 이어온 가운데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하나의 유닛으로 만나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내놓는다. 첫 결과물인 ‘피나 씨’는 거창하게 힘을 주기보다는 자신들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음악에서 출발했다는 인상이 짙다.
이번 믹스테이프는 일회성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제로베이스원 EMP는 오는 11월 디지털 싱글 발매까지 확정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피나 씨’는 앞으로 두 사람이 EMP라는 이름으로 펼쳐낼 음악 세계를 미리 엿보게 하는 첫 장면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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