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당 7.4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넉넉한 득점 지원이다. 우완 최민석(두산)이 선발로 나서는 날이면 타선이 유독 화끈하다.
타선의 화력에 최민석 특유의 안정감까지 더해졌다. 프로 2년 차답지 않게 병살과 삼진으로 위기를 끊고 좀처럼 경기 중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화끈한 지원과 단단한 저점이 맞물려 벌써 13승을 쌓아 다승 단독 선두에 올랐다.
직전 등판인 30일 잠실 키움전이 이를 압축해 보여줬다. 상대 1·2번에는 서건창과 추재현이 섰다. 이들이 이끈 키움의 테이블세터 OPS(출루율+장타율)는 후반기 0.858로 리그 2위, 8월에는 0.930으로 1위였다.
시작은 삐거덕대는 듯했다. 1회 서건창에게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것. 다만 최민석은 추재현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후 연속 안타로 다시 몰리고도 뜬공으로 27구에 달했던 긴 이닝을 끝냈다.
두산 방망이는 공수교대 후 6득점 빅이닝으로 곧장 응답했다. 최민석의 투구 역시 안정을 찾았다. 서건창에게 안타를 하나 더 허용했지만 추재현은 삼진과 파울플라이로 잡아 둘의 출루가 맞물리지 않게 했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로 두 좌타자 상대로 안팎을 두루 공략했다.
6회 솔로홈런을 맞은 뒤 추가 실점은 없었다. 최종 성적은 6이닝 98구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두산의 15-1 대승과 함께 시즌 13승째(3패)를 챙겨 다승 단독 선두가 됐다.
사실 승수에는 투수 개인의 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운의 영역도 적지 않다. 타선과 수비, 불펜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도움을 빼놓기 어렵다. 이날 키움전을 제외해도 최민석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7.0점으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두산의 팀 득점(555점)이 10개 구단 중 8위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등판일에 화력이 크게 집중된 셈이다. 여기에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3.89)을 마크 중인 불펜진은 뒤를 든든히 받쳤다.
화끈한 지원을 등에 업었지만, 이를 승리로 연결할 만큼 제 몫도 꾸준히 해냈다. 다승은 다른 기록들과 함께 놓고 볼 때 한층 빛나는 대목일 터. 최민석이 줄곧 보여온 투구는 그 정도로 탄탄했다. 평균자책점 2.61(127⅔이닝 37자책점)로 팀 동료 곽빈(2.36)에 이은 이 부문 2위다. 23차례 선발 가운데 17경기를 2자책점 이하로 막았고, 여기서만 패전 없이 13승을 가져왔다.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차출 변수가 있지만, 남은 등판 활약에 따라 프로 데뷔 후 첫 개인 타이틀 수확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경 쓰일 법도 한데, 정작 최민석은 담담하다. 그는 “계속 다승 1위라고는 하지만 크게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AG가 더 중요하다”며 “다승왕은 나중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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