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한국이 골 넣었어요!”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경기.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을 시간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순간, 교실은 작은 응원석으로 바뀐다. 일부 학교에서 북중미 월드컵을 함께 시청하면서 학생들은 친구의 손을 잡고 특별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경기장 밖 교실에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대전문화초다. 대표팀의 핵심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모교다. 1996년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이 학교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국가대표로 성장해 월드컵 무대를 누비고 있는 모습은 재학생들의 자랑이다. 학교는 특별히 ‘단체 응원행사’를 준비했다. 3~6학년이 시청각실에 모여 한목소리로 황인범과 한국을 응원했다.
특별한 응원도구도 준비했다. 학생들은 응원에 앞서 미술 수업을 통해 직접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응원 문구를 직접 그리며 창의력을 키우는 동시에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황인범 선배님은 그저 GOD(신)’, ‘황인범 시대 레츠고’, ‘승리는 대한민국’ 등 개성 넘치는 문구들이 줄을 이었다.
대전문화초의 한 교사는 “아이들이 협력하는 긍정적인 응원 문화를 배우고, 월드컵이라는 큰 행사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체코전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관람했는데 학생들이 정말 좋아했다. 멕시코전은 수업 운영을 조정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은 물론 황인범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커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 같은 풍경은 대전문화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곳곳의 초·중·고교에서도 월드컵 경기를 함께 시청하거나 대표팀을 응원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학습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지만, 상당수 학교는 점심시간이나 교사 자율로 학생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팀의 상징색인 빨간 티셔츠를 입고 등교하도록 권장하는 학교도 있다.
학생들은 월드컵을 통해 단순히 축구만 보는 것이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환호하고 아쉬워하며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자연스레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도 배운다. 교과서 속에선 얻기 어려운 교육의 한 장면이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쌓는 셈이다.
축구팬인 김동진(44) 씨는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학창 시절 학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응원했던 1994 미국 월드컵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국과 스페인전 후반 추가시간 때 서정원이 동점골을 터뜨렸을 땐 정말 학교가 뒤집어졌다. 내겐 정말 소중한 추억 중 하나”라며 “지금 학생들도 그런 행복한 추억을 많이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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