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1TV 대하사극 ‘대왕세종’의 태종 이방원과 KBS 2TV 퓨전사극 ‘쾌도 홍길동’의 홍길동이 대표적이다. 두 인물 모두 10년 전 KBS 1TV와 SBS에서 각각 방영됐던 ‘용의 눈물’과 ‘홍길동’에서 지금과는 다른 캐릭터로 등장했다.
현재 ‘대왕세종’에서 선보이고 있는 김영철의 태종 이방원 역을 ‘용의 눈물’에서는 유동근이 맡았었다.
유동근이 화통하고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카리스마 넘치는 태종을 그렸다면 김영철은 외유내강형의 태종을 선보인다.
김영철은 얼마 전 제작발표회에서 “유동근씨의 태종은 당시 ‘용의 눈물’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무척 외향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그려졌다”며 “이번에는 태종이 중심도 아니고 충녕대군(훗날 세종)을 훈육하는 아버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강인하면서도 겉으로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쾌도 홍길동’에서 강지환이 맡은, 조선시대 실존인물로 알려진 의적 홍길동 역시 지난 98년 ‘훈남배우’ 김석훈이 선보였던 적이 있다. 강지환의 홍길동은 과거 김석훈이 선보였던 반듯한 영웅 홍길동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다.
김석훈이 출중한 무술실력과 기존 홍길동의 이미지에 현대적인 영웅 이미지를 가미한 정도였다면, 강지환은 뽀글뽀글 웨이브 머리에 선글라스까지 낀 외형에 반듯하기보다는 어딘가 불량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파격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그밖에 탤런트 최명길은 독특한 케이스다. ‘용의 눈물’에 이어 ‘대왕세종’에서도 동일인물인 원경왕후를 연기하게 된 것.
최명길은 동일인물이지만 10년전과 다르게 표현해내고 있다. ‘용의 눈물’에서 남편인 이방원을 왕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여장부 스타일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충녕대군을 세종으로 키워내는 모성 연기를 펼친다.
최명길은 “‘용의 눈물’에서는 아내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면 이번에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면서 “여러 왕자들을 똑같이 사랑하고 모두 지키려는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중심으로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대에 따라 사극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는 캐릭터의 세계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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