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악몽은 계속된다.
‘괴물’ 류현진(한화)이 고개를 숙였다. 사자군단의 매서운 발톱을 막기가 쉽지 않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4이닝 6피안타(2홈런) 4실점(4자책)을 기록,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투구 수는 74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찍혔다. 직구와 주 무기인 체인지업, 여기에 커브, 커터 등을 섞어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한화 투수진 가운데 큰 경기 경험이 가장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향하기 전인 2006, 2007시즌 PS 무대를 밟았다. 특히 2007시즌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경기서 1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90을 마크하기도 했다. 당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류현진의 차지였다. 18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 한복판에 섰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3차전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올 시즌 대구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았다. 한 경기(4월5일)였지만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4실점(4자책)에 그쳤다. 대구 라이온즈파크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홈런 군단 삼성의 장타를 어떻게 막느냐가 이날의 키 포인트였다. 3회까진 굳건했다. 4회 1사 후 구자욱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 급격히 흔들렸다.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김영웅에게 3점짜리 홈런을 내준 데 이어 김태훈에게도 한 방을 맞았다.
고민이 커진다. 이번 가을, 한화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 올 시즌 한화가 정규리그 2위를 마크한 데에는 마운드, 그 가운데서도 선발진의 힘이 컸다. 평균자책점 3.51을 마크하며 이 부문 1위에 자리했다. PS에선 적용되지 않은 듯하다. 뚜껑을 열어 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최강 1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7피안타(1홈런) 6실점(5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긴 데 이어 라이언 와이스(4이닝 5실점(5자책)와 류현진마저 조기 강판됐다. 계산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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