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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였다...남자농구 대표팀, 아시안게임에서 마주한 ‘냉정한 현실’

입력 : 2023-10-03 14:41:10 수정 : 2023-10-03 14: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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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감독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쟁력을 잃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70-84로 패배했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의 성적표를 받았다.

 

예정된 참사였다. 조별리그에서 인도네시아, 카타르, 일본과 한 조에 묶인 한국은 조 1위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일본은 지난달 열린 2023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이 한 명도 없다.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사실상 2.5군을 내세웠다. 18세 선수까지 포함돼 평균 나이 24.9세의 젊은 팀이었으나 한국은 단 한 번의 리드를 잡지 못하고 패배했다.

 

8강 직행에 실패한 추일승호는 8강 결정전에서 바레인을 잡고 14시간의 휴식 후 개최국 중국을 상대했다. 일정이 불리했다고는 하나 일본전 패배로 자초한 일이다.

 

현대 농구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농구 트렌드는 많은 활동량과 외곽 득점을 기반으로 한다. 수비도 코트 위의 모든 선수가 적극적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한국은 활동량도 떨어졌고 외곽 득점을 만들어내는 전술도 없었다. 그렇다고 수비에 많은 에너지를 쏟지도 않는다. 이도 저도 아닌 팀이 되어 버렸다.

 

한국 농구의 쇠퇴는 이미 진행 중이다. FIBA 랭킹에서 51위에 그친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9위에 불과하다. 요르단, 필리핀 등 그동안 전력 차가 난다고 생각했던 팀들은 국제무대를 경험하며 약진하고 있다. 더는 우리나라가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농구 지도자들이 줄기차게 외치는 ‘한국 농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예년보다 좋아졌다고는 하나 국제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엔 부족했다.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과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문제지만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뒷짐 지고 바라볼 뿐이다. 부진을 오로지 선수들의 실력 탓으로 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미디어데이나 기자회견을 열지 않아 지난 7월 일본과의 평가전 이후 추 감독이 어떤 농구를 하는지,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알 길이 없다.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요소도 없다. 스포츠 팬들에게 농구는 잊힌 존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한국 농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줬다. 메달을 따지 못한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 보여준 실력이 부족했다. 실패한 현실을 인정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농구’에 다음을 준비할 플랜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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