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X 검사 등 고가 장비 도입
간호사·물리치료사 2인 상주
운동 수준·강도 처방해 재활
“삶의 질 증진·예후 개선 기여”
“조금만 더 힘내서 페달을 밟아볼까요.”
이대목동병원 지하 1층. 작은 공간에 트레드밀(러닝머신), 자전거, 심지어 덤벨까지 빼곡히 차 있다. 환자는 물리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고정식 자전거(에르고미터)의 페달을 밟는다.
마치 PT숍처럼 보이는 이 공간, 알고 보니 심장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한 역량이 집중된 곳이다.
3일 이대목동병원 지난 6월 개소한 ‘심장재활센터’를 찾았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번 센터 개소를 통해 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들이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고 있다.
센터는 심장재활 분야 전문가인 강인숙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 강 센터장과 순환기내과 김경진·정익모 교수, 서지현 재활의학과 교수가 협진하며 다학제적 치료에 나선다. 심장질환을 경험하고, 심지어 수술까지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면밀한 계획이 필요해서다. 이들과 함께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현장 전문가들이 힘을 보탠다.
다양한 심장질환을 겪은 이들이 센터를 찾는다. 허혈성 심장질환·심부전증 같은 말초혈관질환자는 물론 ▲관동맥우회로수술 ▲관상동맥성형술 ▲심장이식 ▲판막치환술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받은 환자 등 대다수의 순환기내과 입원 환자가 이곳에서 심장 재활에 나선다.
재활은 대체로 수술 등을 거쳐 중환자실에서부터 시작한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근손실이 빠르게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 이 자체가 환자의 심폐 예후에 긍정적이지는 않다. 이때 심장재활에 나서면 근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정서와 인지기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회복한 환자는 지하 1층 센터로 내려와 본격적인 운동치료에 나선다. 퇴원 후에는 스스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가정 심장재활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개소 3개월차, 50~60대 환자가 가장 많고 70~80대 고령자도 적지 않은 편이다. 드물게 30대 환자도 찾는다.
이날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만난 강인숙 센터장은 “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는 대개 심장발작 및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이렇다보니 운동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스스로 운동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담당 주치의의 판단으로 금기가 되지 않는 환자는 입원 중 심장재활 교육과 함께 운동치료에 나서게 된다.
센터에서는 심장질환을 경험한 환자들이 급성기 치료 후 이전의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은 물론 신체적·정서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궁극적으로 재발을 막고 일상을 지키는 게 목표다.
센터는 한번에 4명의 환자까지 동시에 운동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하루에 5명 정도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간호사인 윤희정 심장재활센터 코디네이터와 이현주 물리치료사가 한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다. 강 센터장에 따르면 이곳의 ‘다이나믹 듀오’다. 강인숙 센터장은 “심장재활은 운동뿐 아니라 일상 속 건강요소까지 함께 관리돼야 한다”며 “윤희정 코디네이터가 일상의 위험인자를 관리하도록 교육하고, 이현주 물리치료사가 센터에서의 실질적 운동을 도와 최상의 결과를 이끌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내에는 효율적인 재활을 위한 장비가 완비됐다. ‘신상 센터’인 만큼 최신식 기기로 꾸몄다. 심폐운동부하(Cardiopulmonary exercise stress, CPX) 검사 장비, 트레드밀, 에르고미터 운동기구가 자리하고 있다. 덤벨과 모래주머니 등도 보인다. 환자의 안전을 위한 원격 심전도 감시장치 등도 갖추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미국에서 온 ‘CPX’다. 이는 운동부하 심폐기능검사 역할을 하는데 기기 비용만 1억원 수준의 고가 장비다. 손흥민·이강인 등 유명 운동선수들도 체력 측정 등을 위해 활용한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한 러닝머신 같지만, 심장기능과 폐기능 등을 파악하는 똑똑한 역할을 한다.
우선 몸통에 12개의 패치를 부착하고, 특수 마스크를 착용한 뒤 걷기에 나선다. 이와 함께 왼편의 모니터에 환자의 현재 상황이 뜨기 시작한다. 속도만 조절되는 게 아니라 3분마다 기울기가 변하고, 속도가 빠르고 느려지는 등 변화를 더 파악하도록 다양한 패턴이 적용됐다. 의사의 진단과 CPX 검사 등 재활평가를 토대로 운동 수준 및 강도를 처방받게 된다. 맞춤 처방으로 심장 건강을 증진해나갈 수 있다.
윤희정 코디네이터는 “운동 전 심박수, 산소포화도, 부정맥이 몇 번 지나갔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본운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현주 물리치료사는 “1회 운동치료 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센터 내에 있는 대다수 기구를 모두 활용한다”며 “운동기구를 활용한 재활뿐 아니라 소도구를 이용한 섬세한 근육의 재활까지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혼자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스트레칭 방법, 근력 강화 운동법 및 맥박 측정법을 교육한다.
강인숙 센터장은 “센터 운영을 통해 입체적인 맞춤 의료 서비스를 제시함으로써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 예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질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함으로써 불필요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장기적인 질병 관리와 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심장재활 운동치료의 경우 관련 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1년에 36회까지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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